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추미애 칼럼]추미애가 박근혜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추미애 의원 페이스북 사진)

박근혜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추미애입니다.

대통령님과는 대구 출신 여성 정치인으로서 15대 국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남다른 인연이 있습니다.

고르디언의 매듭처럼 얽혀 있는 작금의 국가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먼저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께서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한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셔야 한다고 생각해 이 글을 드립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세월호가 침몰한 날 대통령님의 7시간의 행방을 궁금해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세월호”의 “세”자도 꺼내려 하지 않으십니까?

귀를 닫고 눈을 가린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을 헤아리고 국민과 소통하려면 경청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청청(聽聽)을 해야 합니다. 유족이 왜 그러는지 듣고 또 듣다보면 비로소 오해 없이 그들의 마음속의 한이 제대로 들리실 겁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을 터무니없이 욕보이는 것을 좋아할 국민이 누가 있겠습니까?

유족들은 사고 당일 왜 단 한명도 구해내지 못했느냐? 청와대는 제대로 보고도 못 받았느냐? 보고를 받았으면 왜 구조하지 않았으며 보고를 못 받았으면 누구의 책임이냐? 정부가 이렇게 작동이 안 된 몇 시간을 대통령이 알았더라면 생때같은 자식을 구하려는 어떤 시도도 안했겠느냐? 하는 의문을 가지는 겁니다. 그런 의문은 대한민국의 상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다 제기했던 것이었습니다. 대통령의 비밀을 캐고 수렁에 빠뜨리려는 의도일리가 있겠습니까?

박근혜 대통령님,

지금 일부에서는 세월호특별법의 본질을 왜곡해 국민 갈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심지어 세월호 유족들이 특별법으로 엄청난 보상금이나 특혜를 바라는 것처럼 호도하는 여론도 떠돌고 몰지각한 사람들은 목숨 건 단식을 진행 중인 유민 아빠에 대해 인격 살인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특별법은 여야와 유족들 또는 유족들이 위임한 시민사회의 전문가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얼마든지 문제를 풀 수가 있습니다.



그런 방식이 입법권을 침해한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커다란 사회갈등을 정치력으로 돌파해내기가 어려울 때는 정치권은 자주 사회적 협의체를 활용해 문제를 풀어냈습니다. 저 자신도 과거 2009년, 십수년간 해결을 미룬 갈등 많은 노조법을 8자협의체를 구성해 중재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대의민주주의 기관에 불과한 의회가 대화기구를 만들어 직접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월호특별법의 본질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국가정의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관과 국회입법을 경험한 제가 볼 때,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으면 철저한 진상규명이 어렵다고 봅니다. 사법권이 침해된다거나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있으나, 입법부인 국회가 법을 만들고 그 법에 따라 설치된 조사위에 세월호 사건을 수사할 검사(편의상 세월호특별검사라 함)를 두면 됩니다. 이렇게 임명된 조사위 산하 세월호특별검사가 형사소송법 원칙과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기소하게 하면 재판권인 사법권을 침해하지도 않고 삼권분립원칙에 어긋나지도 않습니다. 이처럼 조사위가 수사 경험 있는 전문가를 세월호특별검사로 임명하면 현재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검사제도와 달리 세월호 유족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세월호를 겪은 국민들은 그동안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나쁜 관행과 적폐를 걷어내고 근본적인 국정 쇄신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통령께서도 국정혁신을 약속 한 바 있습니다. 세월호특별법은 이러한 국민적 요구를 담아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국가정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대통령님의 약속이행과 결단을 기다리겠습니다.

2014년 8월 27일

추 미 애 드림

<야당의 4선 중진인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꼬일대로 꼬인 세월호 정국을 풀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 편지글 형식의 글을 칼럼으로 게재합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