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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싸움에… 커지는 외교 딜레마

정부, 전작권 등 과제 산적 日에 힘 싣는 美 행보에도

명확한 반대 목소리 못내 중국과 관계 악영향 우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하고 센카쿠열도가 미일 안보조약 범위에 들어간다고 밝힘에 따라 우리 정부의 외교적 딜레마도 한층 심해졌다는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북핵문제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미중 간의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정부의 고민은 한층 깊어지는 모양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논의는 과거사에서 기인하는 주변국의 우려를 해소하면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가 불거졌을 지난 10월 국회 외통위에 출석했을 당시 발언과 일치한다. 당시 윤 장관은 "어느나라 외교 장관이냐"며 질책을 들었지만 미일 동맹을 전면 부정하는 모양새를 띨 수 있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우리 정부도 집단적 자위권을 사실상 인정하는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 추진이 일본의 군사 대국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전시작전통제권 재연기 문제와 북한의 핵위협 등 한미 간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명확한 반대의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대중 외교도 한층 꼬이게 됐다. 윤 장관은 이날 센카쿠열도가 미일 안보조약 적용대상에 포함된 것에 우리 정부가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미국 측이 1950년대 초반부터 견지해온 입장"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중일 간의 영토 분쟁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센카쿠열도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의 기싸움이 본격화될 경우 팔짱만 끼고 있기에는 곤란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중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해졌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센카쿠열도 분쟁과 관련한 우리 측의 태도에 따라 언제든 급냉각될 수 있다.

문제는 정부의 이 같은 딜레마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미중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동아시아 지역의 긴장 고조로 외교정책에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 견제를 핵심으로 하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Asia Rebalacing)'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방정식은 더욱 풀기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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