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하루 19원이라는 변동폭이 과하다. 최근 4거래일을 합치면 40원이나 뛰어올랐다. 외환당국의 개입 없이 외국인들의 팔자 주문으로 환율이 수개월간 이어진 추세와 반대 방향으로 급전환했다는 점 역시 면밀하게 분석해야 할 대목이다. 만약 외국인 이탈의 전조라면 다양한 각도에서 대응책이 마련돼야 할 필요가 있다.
우려가 기우에 그치면 좋겠지만 시장 상황은 매우 어둡다. 주식시장 하락과 환율상승이 동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도한 원화자금을 외환시장에서 달러로 바꾸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시장을 이탈하거나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익 투기에 나서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우리 경제에는 해롭다. 전자라면 주가 추가 하락을 시작으로 외국인 자금의 엑소더스로 한국경제의 활력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 후자의 경우도 외환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져 자칫 원화가 환투기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불행하게도 뾰족한 대안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가 외국인자금 유출입과 투자행위를 규제할 명분도 수단도 갖고 있지 않은 탓이다. 결국 방책은 정부와 기업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사전 점검하는 데 모아질 수밖에 없다. 적어도 며칠 더 시장 상황을 점검해야겠지만 외국인 이탈의 전조라면 시장개입과 금융기관별 협조체제 구축, 외인자금 유인책 마련을 포함한 전방위적 대안을 내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엊그제 폐막된 다보스포럼에서 우려한 국제환율 변동폭 확대와 환율전쟁이 눈앞에 닥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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