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의회 에너지위원회의 이마드 후세인 대변인은 반관영 메르통신에 “EU에 원유수출을 중단하는 법안과 관련한 협상이 현재 진행되고 있어 내달 3일 이후에나 법안 표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란 의회는 29일 석유 수출 금지 법안을 표결에 부칠 것으로 알려졌으나 후세인 대변인은 “아직까지는 법안이 의회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란 의회가 석유 수출을 즉각 중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은 이날 시작해 오는 31일까지 계속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이란 정부와의 회담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 자국보다도 채무위기에 시달리는 EU가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게 이란 측 주장인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모아예드 후세이니 의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유럽은 이란의 힘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250만배럴 가량의 원유를 수출하는 이란은 이중 20% 가량을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국가에 판매하고 있으며 EU가 이란산 석유 금수조치를 7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것도 이들 국가에 수입선을 바꿀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란의 이번 조치가 전세계 원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슨 프리츠 원유 애널리스트는 “리비아가 전쟁 발발 이전의 80%까지 생산량을 회복해 이란 원유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승관 기자 sk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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