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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설과 미술의 만남

인터알리아 '그림에도 불구하고'展

변웅필 '야구공을 든 남자 자화상'

문학의 활자 언어와 미술의 이미지 언어는 사뭇 다르지만, 실상 문인은 글로 세상을 그리고 화가는 그림으로 생각을 적는 것이니 예술의 큰 범주에서는 동일 선상에 있다. 아트컴퍼니 인터알리아는 화가와 문인 5쌍이 각자의 영역을 초월해 서로 개입하는 '그림에도 불구하고'전을 기획했다. 화가 변웅필은 자신의 초상 사진에서 눈썹ㆍ머리털ㆍ옷 같은 사회적 계층과 개성을 드러내는 요소를 모두 지운 다음, 인간 그대로의 모습만으로 자화상을 그린다. 일그러진 표정이나 털없이 물컹거리는 살의 느낌은 음울한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변웅필은 도발적 시어를 구사하는 시인 김민정의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를 읽은 후 분홍색을 배경으로 신작을 그렸다. 그림을 본 시인은 변웅필을 '변'이란 이름으로 부르며 '변의 이야기'를 썼다. '나는 클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감각적 표현을 썼던 시인 이원은 화가 윤종석과 교감을 끌어냈다. 윤종석은 주사기로 물감을 짠 점으로 옷을 접어 만든 동물ㆍ별ㆍ총 등의 이미지를 그린다. 이원은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존재하게 한" 화가의 그림에서 시어를 뽑아냈다. 향불로 한지에 구멍을 뚫어 형상을 그리는 이길우의 작품을 보고 소설가 김태용은 '언어에 구멍을 뚫을 수 없을까'라며 글을 썼다. 작가가 자유기술식으로 배열한 단어와 문장들은 한발 물러나 곱씹어야 그 뜻이 잡힌다. 한 발 뒤로 물러나야 점들의 집합이 큰 인물화로 보이는 화가의 기법과 다르지 않다. 이상선의 '아해(兒孩) 시리즈'에는 시인 신용목이, 도시 풍경을 기호화 한 정재호의 그림에는 소설가 백가흠이 헌사를 바쳤다. 전시는 삼성동 인터알리아 전시장에서 4월1일까지 열린다. 관람 무료. (02)347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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