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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클릭] B-52 폭격기

B-52 폭격기는 경이로운 군용기다. 압도적인 크기와 32톤에 가까운 각종 폭탄을 실을 수 있는 성능은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제하기에 유용하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그 수명이다. 처녀비행에 나선 1952년 4월 이래 61년이 지나도록 현역을 지키고 있다. 미 공군에서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손자로 이어지는 3대 B-52 조종사가 수두룩하다. 더욱이 2040년대까지 운용한다니 4대가 같은 기종을 모는 진기록이 머지않았다.

△B-52가 오랫동안 사용된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다. 무려 8기의 터보제트엔진을 사용하지만 아음속인 B-52의 한계를 넘고자 미국은 초음속 폭격기를 개발하고도 여전히 B-52에 의존하고 있다. 1964년에 등장한 XB-70 발키리는 마하 3을 넘는 극초음속 폭격기였으나 고비용과 추락사고로 시험기 제작에 그쳤다. 최신예 B-1폭격기와 B-2 스텔스폭격기도 비용 문제로 계획보다 생산을 줄이고 실전 배치한 기종마저 거둬들여 예비기체로 보관 중이다.

△장수 비결 역시 돈에 있다. 1962년 최종 양산형인 B-52H의 출고가격은 928만달러. 개량을 거듭한 이 기체의 1998년 가치는 5,340만달러로 평가된다. 51년 동안 반복적으로 기체 수명을 연장하고 전자전 장비와 위성항법장치 같은 신기술을 붙이는 데 돈이 들어갔다. 미국 보잉사는 744대에 이르는 전체 생산분 가운데 아직도 사용 중인 기체(현역 85대, 예비역 9대)에 대해 100억달러가 넘는 현대화 개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른 나라 같으면 엄두도 못 낼 경제력의 효율적이고 선택적인 운용이 장수 명품 무기의 숨은 비결인 셈이다.



△한국 공군이 보유한 가장 비싼 무기체계인 F-15K전투기의 가격은 대당 1억달러 이상. 기체수명도 5년 안팎의 신품 중의 신품인 F-15K는 유지 운용의 애물단지다.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멀쩡한 기체의 부품을 빼어 쓰는 이른바 동류전환까지 발생했었다. 한국군에서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B-52의 장수에는 경제성과 실용을 중시하는 합리적 사고가 배어 있다. 안보를 위해, 경제를 위해 배워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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