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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수험생들에 권하는 '식생활 과외'

유윤희(풀무원 식생활 연구소장)

마침내 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스트레스가 절정에 이르렀던 수험생들에게 너나없이 이제는 잘 먹고, 잘 자라고들 한다. 긴장을 풀고 쉬라는 말인데 무절제한 생활을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듯해 걱정스럽다. 게다가 진짜 공부는 대학에서 해야 하는 만큼 이 기회에 체력을 기를 수 있는 바른 식생활 ‘과외’를 받아보자고 당부한다. 사람은 먹는 대로 된다. 먹는 것이 몸은 말할 것도 없고 마음도 만들기 때문이다. 제대로 안 먹으면 똑똑하고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필수 영양소를 고갈시키는 스트레스에 짓눌렸던 수험생들은 특히 더 잘 먹어야 한다. 살펴보면 최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체격은 커졌으나 체력과 체질(비만ㆍ근시ㆍ피부질환ㆍ충치 등)은 저하됐다. 당뇨ㆍ고혈압 등 10대 성인병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입에 당장 맛있고 부드러운 것 위주로 먹어 버릇하는 것이다. 그럼 정말 잘 먹는다는 건 무엇일까. 덜 가공해 거친 음식 위주로 다음과 같은 ‘바른 식생활 십계명’에 따라 먹는 것이다. 첫째, 하루 서른 가지 이상의 다양한 자연 식품을 먹자. 둘째, 현미와 잡곡ㆍ통밀 등 도정하지 않은 곡류를 세끼 주식으로 하자. 무지개 빛 다양한 색상의 채소와 과일ㆍ해조류를 매일 많이 먹자. 콩, 두부, 생선, 계란, 껍질 벗긴 토종 닭살 중에서 골라 매끼 100~150g 정도를 먹고 기름진 육류는 절제하자. 땅콩과 견과ㆍ씨앗은 날마다 한 줌쯤 먹고 오래 가열한 기름은 삼가자. 우유ㆍ발효유ㆍ멸치 등으로 하루 두 번 이상 칼슘을 공급하자. 하루 총 6~8컵 이상의 깨끗한 물을 마시자. 짠 음식, 뜨겁거나 탄 것, 패스트푸드, 쇼트닝이나 마가린이 든 과자류, 인스턴트 식품을 피하고 영양소 도둑인 술ㆍ카페인ㆍ탄산음료ㆍ담배는 삼가자. 세끼를 규칙적으로 20번 이상 씹어 소식하고 간식은 생채소ㆍ견과류ㆍ과일ㆍ유제품 중에서 선택하자. 마지막으로 위와 같이 먹지 못했으면 건강기능식품을 활용해 빠진 영양소를 공급하자.            이런 원칙으로 먹되 아침은 빠뜨리지 말고 저녁은 일찌감치 가볍게 먹는다. 이제 어머니들은 성인의 문턱에 선 자녀들에게 이 간단한 버릇을 몸에 붙일 수 있도록 가르치기 바란다. 대학에 입학한 자녀에게 그보다 더 귀한 선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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