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교통체증으로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한 경인고속도로를 지하화하는 방안이 속도를 내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는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유정복 시장이 내건 핵심 공약으로, 유 시장이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조만간 정부 관련 부처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방안을 위한 사전협의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지난 1969년 7월 개통된 경인고속도로는 교통량 증가로 만성 교통체증으로 악명이 높고, 수많은 차량들이 도심을 가로 질러 지나다 보니 매연 등으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고, 유 시장도 핵심공약으로 제시할 정도로 지역 현안이 돼 왔다.
인천시는 작년 7월부터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와 관리주체 이관 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중으로, 올해 말 최종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연구 용역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위한 3개 안에 대해 집중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안은 가좌~서인천까지 7.6㎞를 지하화 하는 것으로, 지하도로 통행료는 1,200원, 총 건설비는 9,600억원이다. 2안은 가좌~신월까지 17.8㎞를 지하화하는 것으로 지하통행료는 1,600원, 건설비는 2조3,400억원이다. 3개안 중 가장 많은 사업비가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3안은 서인천~신월까지 10㎞를 지하화하는 방안으로 지하통행료는 1,300원이며 건설비는 1조5,2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들 3개 안을 놓고 볼때 지하화 공사 비용은 최소 9,600억원에서 최대 2조3,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하도로 통행료 수준은 1,200~1,600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용역은 지하화 방안과 타당성 검토, 기타 지하화 방안, 통행료 폐지에 대비한 타당성 등에 대해 집중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올 12월쯤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연구용역 결과와 장기 도로망 계획, 기간시설 재배치·개발계획, 시민들의 통행료 부담 최소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하화 구간을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3안인 서인천IC~신월IC를 지하화 구간으로 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인고속도로는 인천시 남구 용현동과 서울 양천구 신월동을 잇는 총 길이 23.9㎞지만, 이중 10㎞ 정도가 지하화하게 되는 것이다.
인천시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는 지하고속도로를 신설하는 것인 만큼 국가 재정사업으로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속히 사업을 착수하기 위해 미리 예산이 반영되도록 건설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등에 줄기차게 요청중이다. 하지만 정부가 공기업 부채비율 축소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도로공사가 여력이 없어 일부 민자유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경인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면서 유료로 운영하고, 기존 지상 구간은 서울과 부천, 인천 등에 관리업무를 이관해 무료로 통행이 가능한 일반도로로 바꿔 운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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