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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본 2001 세계경제] <2> 침체벗는 美경기

[되돌아 본 2001 세계경제]침체벗는 美경기 "내년엔 풀린다" 하나된 희망가 그날 아침 8시 30분에 이스트강을 건너는 기분은 상쾌했다. 그러나 20분후 강건너 맨해튼 남단에 우뚝 솟은 세계무역센터 상층부에 검은 연기가 나고, 조금후에 옆 건물에도 불이 났다. 그리고 한시간후 뉴욕 금융가의 상징이었던 쌍둥이 빌딩은 순차적으로무너졌다. 세계역사를 뒤바꾼 대사건을 목격하는 순간,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미국의 경기침체였다. 지난 한해 미국 경제가 그린 궤적은 9월 11일 테러를 계기로 깊은 단층을 형성한다. 이전에 완만한 속도로 내리막길을 걷던 미국 경제는 금융심장부가 잿더미가 되는 순간부터 수직강하했고, 미국은 ▲ 테러 ▲ 전쟁 ▲ 경기침체의 세가지 비상상황을 맞게 됐다. 기실, 테러가 없었더라도 미국은 경기침체를 피하지 못했을 것이다. 테러 직전에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구동성으로 3ㆍ4분기와 4ㆍ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제기했고, 1% 미만의 저성장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들을 내놓았다. 미국은 200여년 역사에 초유의 본토공격을 당하면서 마침내 3ㆍ4분기에 성장률이 1.1% 하락했고, 경기침체가 현실 문제로 등장했다. 미국의 저성장은 10년 호황의 결과다. 기술 산업이 이끈 장기 호황은 '신경제(New Economy)'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산업 부문에서 창출된 풍부한 유동성이 자금시장으로 흘러들었고, 주식시장의 거품은 미래 산업인 인터넷과 통신분야에 노다지돈을 형성했다. 그러나 신경제는 새로운 경제가 아니었다. 수요와 공급의 고전 경제의 원리가 적용되면서 거품은 꺼지고, 신경제 부문에서 투자 위축이 발생했다. 먼저 인터넷 산업이 무너지고, 이어 통신산업의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미국 경제는 과잉설비, 과잉인력, 과잉재고에 시달렸다. 테러 이전에 미국 기업인들은 경기둔화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착각했고,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경제가 나빠지는 것을 코웃음쳤다. 기업들은 인터넷과 통신분야에 한정된 둔화이므로 소비만 유지하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설비와 인력, 재고 감축을 적극적으로 단행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저성장의 장기화였다. 유독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이끄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만이 경기 하강을 걱정하며 새해벽두부터 금리인하 시리즈를 단행했다. 그렇지만 투자 위축에서 발생한 저성장의 병은 금리 인하에 의해 즉석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올 한해 11차례의 금리 인하로 연초 6.5%였던 은행간 콜금리는 현재 1.75%까지 떨어졌고, 이제야 금리인하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테러는 미국 정부와 기업인의 의식을 180도 전환시켰다. 기업들은 대대적인 설비와 재고, 인력 감축을 단행했고, 경제를 모른다고 비판받던 부시 대통령도 경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임을 직감,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올해를 며칠 앞둔 지금, 경제학자들 사이에 경기가 아직도 가라앉고 있다는 주장과 경기가 이미 회복하고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회복한다는데는 일치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테러가 미국 경제에 단층을 지우며, 침체로 몰아넣었지만, 오히려 회복을 빠르게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연방정부와 중앙은행, 기업, 소비자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애국심과 비상 시국에 대한 경계심으로 무장하면서 미국 경제는 회복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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