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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멧커프법칙과 각주구검

네트워크 효용성은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이 멧커프법칙이다. 사용자가 2명에서 100명으로 50배가 늘면 효용은 4에서 1만으로 2,500배 커진다는 것이다.

최근 멧커프법칙을 제안한 밥 멧커프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 교수를 만났다. 그는 "멧커프법칙은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의 중요성ㆍ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 지었다. 더 많이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럴수록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변화가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40년 전 세계 최초로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하고 그 후 인터넷 혁명을 이끌어온 그도 당시에는 물론 최근까지도 지금의 변화를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동시에 앞으로 3년 뒤, 5년 후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도 예측이 힘들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변신은 끝나지 않았고 엄청난 데이터들이 유통되면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촘촘해지는 연결 망과 폭증하는 데이터의 거센 물결이 3~5년 내에 대학과 병원을 뿌리째 흔들고 에너지와 자동차 등 많은 분야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했다.

눈을 돌려 우리나라를 보자. 박근혜 정부 들어 각종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새 정부 5년의 창조경제 청사진이 제시됐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는 국민을 창조경제의 주인공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정부가 새로운 기술개발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는 과학자와 기술자,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을 고민하는 기업들을 위해 앞장서서 창조경제를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장밋빛이 아닌 듯하다. 각 부처가 새롭게 내놓은 정책들이 서랍 속 해묵은 보고서들을 주섬주섬 챙겨 짜깁기 해놓은 것들이다.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내놓은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신산업 정책마저도 과거에 그렸던 큰 그림에서 한치도 달라지지 않았다. 새로운 정책 속에도 변화하는 세상은 담겨져 있지 않다.

중국에 '각주구검'이라는 고사가 있다. 강을 건너는 배 위에서 칼을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한 후 나중에 그 칼을 찾으러 들어갔다는 얘기다. 세상의 변화를 담지 못한 정책은 시대의 흐름을 놓친 각주구검과 같다. 새로운 정책을 자신의 서랍 속이 아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끄집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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