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국회에“남북 정상회담 희망은 바람직..예단 삼가달라”
심상정 진보정의당 원내대표가 11일 “진보정당은 안보 불안세력이라는 불신이 널리 퍼져 있다"고 인정하며 “과거의 낡은 사고 틀에 갇혀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지 못했다"고 통렬하게 반성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남북당국간 회담을 앞두고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 “희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예단은 삼가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진보정치가 최대의 시련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한 뒤 "진보정치는 국민의 기대만큼 준비되지 못했고 과거의 낡은 틀에 갇혀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지 못했다"고 자성의 발언을 했다. 그는 이어 "진보정치 혁신에 실패한 책임을 통감한다" 면서 “진보정당은 노동 중심 패러다임에 경도됐다, 대기업 정규직 정당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는데 근거 있는 비판"이라고 겸허히 수용했다.
심 원내대표는 특히 남북당국회담을 앞두고 '종북 논란'을 의식한 듯 "진보정당은 안보불안세력이라는 불신이 널리 퍼져 있다" 면서 "분단과 전쟁을 겪은 국민들이 가질 수 있는 이념적 트라우마와 안보불안을 깊이 주목하지 못했고, 이에 성실히 응답하지 못했다"고 반성문을 썼다.
그는 이어 “협소한 노동 정치의 틀을 넘어 사회경제민주화 세력으로 대표하는 혁신 정당으로 다시 서겠다”고 약속하며 정치쇄신을 위해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 ▦대선 등에 결선투표제 도입 ▦국회 교섭단체제도 폐지 등을 제시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남북관계 발전 등을 위한‘국가지도자 연석회의’개최도 제안했다.
심 원내대표 연설 후 이어진 국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정홍원 총리는 12일 서울에서 열릴 남북당국회담과 관련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문제 등에 있어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총리는 이어 김재윤 민주당 의원이 당국간 회담 후 남북 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묻자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 이라면서도 "너무 앞서가는 예단은 삼가달라"고 말했다. 남북간 국회 회담의 추진에 대해 그는 "국회가 그런 노력을 한다면 정부 입장에서도 지원할 부분은 지원해야 한다”고 원론적으로 말했다.
정부는 대정부질의에서 통일 비용을 추계한 정책연구의 일부 내용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남식 통일부 차관은 김종태 새누리당 의원이 통일 후 복지예산 소요 전망을 묻자 “관련된 정책연구용역을 준 적이 있다” 며“향후 5∼10년내 통일이 이뤄진다면 통일 후 북한 주민 복지 예산은 연간 최소 3조1,000억원에서 최대 95조8,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12조8,000억원, 정치·사회통합 비용 9조5,000억원을 뒤이어 제시한 뒤 “통일준비를 위해 기금을 모으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통일 당시 북한이 어느 정도 발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 핵실험 이후 중국 지도층까지도 북한이 자산이라기보다 부채가 돼가고 있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총리는 오는 27일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북핵 문제에 대해 공조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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