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전 CEO는 4일(현지시간) 영국 하원 재무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폴 터커 중앙은행 부총재 를 포함한 당국자로부터 금리를 낮추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지난달까지도 금리조작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조작은 대단히 잘못된 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문제를 파악하고서는 관련자 문책과 벌금 납부 합의 등 신속한 조처를 했다”고 주장했다.
다이아몬드 전 CEO는 하루 전 금리조작 파문이 확산하면서 퇴진 압력이 거세지자 최고경영자직에서 즉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적의 다이아몬드 전 CEO는 지난해 1월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라 이번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반발했었다.
이날 증인 심문에서는 전날 바클레이즈가 공개한 터커 중앙은행 부총재와 다이아몬드 전 CEO의 통화메모도 논란이 됐다.
그는 이 메모로 불거진 감독 당국의 방조 의혹과 관련 “터커 부총재가 차입금리가 높은 점을 지적했지만 이를 금리조작 지시로 생각하지 않았고 그런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통화 시점인 2008년 10월 이후 바클레이즈의 차입 금리가 하락한 것은 금리조작 때문이 아니라 중동에서 67억파운드(약 12조원)의 투자를 유치한 효과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날 사임한 제리 델 미시에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통해 메모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책임자들이 이를 조작 지시로 오인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영국 금융감독청(FSA)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으로부터 개인적인 조사를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앞서 하원에서는 감독 당국의 개입 의혹과 의회 차원의 조사위원회 가동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에드 밀리반드 노동당 당수는 감독사법부가 담당하는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가동을 요구하며 보수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 조사위원회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에 대해 사법부 관할 조사위원회는 당장 시작하기 어렵고 시일도 2년까지 늘어나므로 의회 차원의 조사로도 충분하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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