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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 경영간섭 度 넘었다] <상> 고혈 짜내는 외국자본

정부는 '외자유치' 앞세워 수수방관<br>칼텍스 "여론 간섭 왜 받나" 기업공개 반대<br>론스타, 이해따라 외환銀 美지점 폐쇄까지 <br>"고양이 믿고 맡겼다가 생선가게 거덜낼 판"

[외국자본 경영간섭 度 넘었다] 고혈 짜내는 외국자본 정부는 '외자유치' 앞세워 수수방관칼텍스 "여론 간섭 왜 받나" 기업공개 반대론스타, 이해따라 외환銀 美지점 폐쇄까지 "고양이 믿고 맡겼다가 생선가게 거덜낼 판" '한국 정부는 눈뜬 장님이거나, 기껏해야 도적 소굴에 끌려간 심약한 선비다.' 외국계 투기 자본의 횡포가 극에 달할수록 정부의 '무대책 무소신'이 시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저 "외국자본을 유치해야 살 수 있다"는 논리만으로는 최근 국내 기업들이 당하는 수탈과 위협, 협박의 강도를 상쇄시키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고형식 미국변호사 겸 법학박사는 "외국 자본은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충실할 뿐이다"며 "제발 외국자본에 대한 낭만적인 허상을 버리고 실체를 제대로 깨달아 대처하라"고 조언했다. 외국계 투기자본이 아무 거리낌없이 기업의 단물을 빨아먹게 방치한다면 한국경제는 새로운 형태의 '자본 수탈구조'에 빠져들 것이란 지적이다. 동시에 정부가 그렇게 원하는 국내 산업 및 자본시장 발전도 말짱 헛수고로 끝날 것이란 경고다. ◇"주주자본주의 맹신하지마라"=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지난 4월 느닷없이 외환은행 미국지점을 폐쇄했다.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국내 금융계 한 인사는 "미국에서 은행업을 하려면 최대주주의 신분과 자금출처를 공개해야 한다"며 "론스타 자본의 실체를 노출시키기보다 차라리 현지 5개 지점의 폐쇄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1조원을 신규 투자해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선진금융기법을 전수하겠다고 약속했던 론스타가 결과적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외환거래 은행을 '내국은행'으로 강제 변신시킨 셈이다. 한마디로 '처음부터 끝까지 고려해야 하는 포인트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일뿐 한국의 경제시스템은 고민대상도 아니다'는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기업 단물에 대한 탐욕 너무 심하다= GS홀딩스는 지난해 LG칼텍스정유를 공개하려고 했다가 칼텍스(Caltex)측의 강한 반대로 포기해야 했다. 대주주인 칼텍스 입장에서는 배당 등으로 충분히 투자수익을 회수해갈 수 있기 때문에 각종 규제와 관리비용이 들어가는 기업공개를 택할 이유가 없었다. 실제 LG칼텍스는 지난 5년 동안 국내시장에서 5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1조2,436억원의 순익을 냈으며 이 가운데 46%인 5,880억원을 배당했다. 칼텍스측은 정확히 배당금의 절반인 2,940억원 전액을 본국에 과실송금했다. 상장 기피 또는 공개기업을 자발적으로 시장에서 빼오는 상장폐지 사례는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인수가 본격화한 후부터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 99년 P&G가 쌍용제지를 인수해 상장폐지한 것을 필두로 매년 수 건씩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도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은행이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분야의 국내 대표기업인 옥션을 인수한 미국의 이베이도 상장폐지를 전제로 공개매수를 진행중에 있다. ◇생선가게를 맡은 고양이= 서울 및 경기도 소주시장의 90%, 전국시장의 50%를 확보하고 있는 진로는 지난 2003년 4월 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당시 모든 채권자들이 진로의 파산을 반대하고 회생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골드만삭스의 손을 들어줬다. 골드만삭스는 진로가 경영정상화에 골몰할 때 자청해서 금융 및 총괄 컨설턴트역을 해주겠다고 나섰던 당사자다. 진로 경영진들은 '친구'라고 믿고 모든 것을 맡겼던 골드만삭스에 의해 경영권을 뺏겼다고 주장했다. 최근 SK㈜에 대해 집요하게 공세를 펴고 있는 소버린 역시 명분은 '투명경영'이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주주보호 의지나 자질, 도덕성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소버린이 믿을 수 있는 경영진으로 교체하겠다는 목적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소버린은 정작 자신들의 정체에 대해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맥킨지 컨설턴트였던 한 경제학 박사는 "미국의 경우 하나의 사안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 부족한 법제나 규정을 적절하게 보완, 보강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시도한다"며 "우리 정부는 반면 문제가 불거져 곪아터져도 '과거의 기준과 원칙'만으로 새로운 현상을 재단하려 든다"고 답답해 했다. 외국인 주주 年수익 4兆5,000억~5兆원 외국인 주주들이 1년 동안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얼마나 되나. 전문가들은 대략 연간단위로 4조5,000억~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배당금 규모. 고배당 압박이 거세지면서 최근 2년 사이 외국인주주에게 건네진 배당규모는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 2001년 외국인 배당금 총액은 1조2,501억원이었지만 2002년에는 2조1,038억원, 지난해는 2조7,044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대략 3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 수준의 현금배당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올 연말 외국인 투자가들의 배당금은 모두 3조3,342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수적인 기준으로 배당규모를 산출한다고 하더라도 외국인의 배당 규모는 2년 사이 166.7%나 급증한 셈이다. 주식소각 방식을 통해 외국인 주주가 벌어들인 주식평가차익도 크게 늘었다. 2002년 9,426억원이던 평가차익은 지난해 1조5,368억원(연말 외국인 지분율 기준)으로 늘었다. 올들어서도 9월 말 현재 2조3,805억원에 달하는 상장주식이 소각됐다는 점에서 외국인 주주 몫의 평가차익은 1조331억원(당시 외국인 지분율 43.4%)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해 벌어들인 돈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주주들의 대외송금액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주주의 대외송금액은 33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이에 앞서 ▦외환위기 직후 98년 4억9,920만달러 ▦99년 10억달러 ▦2000년 18억달러 ▦2001년 22억4,000만달러 ▦2002년 2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7월 말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송금액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추세를 감안할 때 50억달러 전후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 입력시간 : 2004-11-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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