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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신도시 "하룻새 1억 껑충…얼떨떨"

거여·마천동 일대 집주인들 "로또 당첨된 기분"<br>매물 품귀속 인근 단지도 30평형대 5억 달해<br>전세 입주자는"정부가 투기 조장" 분통 터뜨려

송파신도시 지정 소식으로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르면서 거여동 일대 중개업소들은 일제히 문을 연 채 분주한 주말을 보냈다.

“거여동 도시개발아파트 가진 사람 얼굴 보셨어요? 완전히 로또에 당첨된 표정이에요” “반상회에서 아줌마들이 3년 뒤에나 판데요. 정부 말 따라 방정 맞게 굴면 안 된다고.” 지난 3일 방문한 서울 동남쪽 끝 자락에 위치한 송파구 거여ㆍ마천동. 3차 뉴타운과 미니신도시 지정 소식이 날아든 지 며칠이 지났건만 흥분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만히 앉아 하루 아침에 1억원 이상을 벌게 된 아파트 소유자들은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전세를 살던 사람들은 비상이 걸렸다. 가락동의 한 중개업소에서 만난 도시개발 2단지에 김 모씨(주부ㆍ41)는 봇물 터지듯 다짜고짜 따지기 시작했다. “뉴타운에 신도시까지 터뜨리고 도대체 정부는 집값 잡으려는 의지가 있기나 한 거냐”라며 “가격이 한 번 오르면 거기서 멈출 테고, 주변까지 올리는 게 뻔한데 청약만 꼬박꼬박 넣고 있던 우리는 어쩌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가 살고 있는 17평형 아파트는 1억4,000만원이던 것이 지금은 2억6,000만원을 부르고 있다. 전세값은 8,000만원 수준. 그는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전세로 들어간 것이 실수였다”며 “그때 차라리 샀으면…”이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도시개발 5단지에 사는 박 모씨(주부ㆍ37)는 어제 중개업소에 들렸다가 마주친 모녀 이야기를 들려줬다. “허름한 옷을 입은 할머니가 딸의 손을 잡고 중개업소에 들어오더라”며“2억5,000만원이 있는데 적당한 매물이 없겠냐고 물어봐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박 씨는 “내가 지금 오를 때로 올랐다고 말렸지만, 노인네는 꼭 투자를 해야겠다고 우겼다”며 “이런 것이 묻지마 투자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송파구 체육문화회관 맞은 편에 위치한 도시개발아파트 입구 쪽 중개업소 20여 곳에는 주말에도 가격과 매물을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 타지에서 흘러 들어온 중개업소도 있어 이 중 일부는 인근 식당에 주민들을 모아놓고 설명회도 갖는다. 성수동에서 왔다는 J공인 관계자는 “현재 이 곳은 온탕 중에서도 펄펄 끓는 탕이라 정부가 곧 냉탕 정책으로 들어오면 매수가 빠질 것”이라며 “그 전에 팔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냉탕 정책의 예로 써먹는 것은 거여ㆍ마천동의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이었다. 하지만 정작 집 주인들은 이 말에 코방귀를 뀌고 있다. 현재 2억6,000만원~7,000만원 하는 25평형을 3억2,000~3,000만원 준다고 해도 ‘더 오를 텐데 왜 파냐’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이다. 도시개발아파트가 주목을 받자 현대 등 인근 중소형 단지 아파트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30평형대 로열층은 5억원까지 부르고, 그나마 물건도 없다. 거여 현대1차에 1가구1주택자로 사는 박 모(주부ㆍ61)씨는 최근 호가가 높아진 이야기를 듣고는 “자고 나니 1억이라는 말이 맞네”라고 놀라며 “하지만 난 지금 정부대책을 못 믿겠고, 대책이 나왔다고 방정 맞게 팔지도 못하겠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빌라는 최근 손바꿈이 더욱 심하다. 마천동 재개발 구역 인근 빌라에서 사는 최 모(43ㆍ자영업) 씨는 “공영개발이라고 정부는 안심하나 본데 여기 한 번 와보라고 해라, 전혀 아니올시다 다”라며 “송파가 살기 좋아서 떠나긴 싫고, 애 학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거여ㆍ마천동은 떠야지 기회만 보고 있었는데 이번 발표로 계획이 모두 흐트러졌다”고 짜증스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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