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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하늘색 고향’

일제의 침탈과 압제를 피해 연해주로 옮겨가 살던 한인들은 1937년 러시아의 스탈린 독재 정권에 의해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를 당한다. `일본의 스파이`라는 누명을 쓴 채 일부는 유형을 떠나거나 처형됐으며 수많은 한인들은 중앙아시아의 황량한 벌판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린다. 역시 10대 시절 강제이주 대열에 낀 이후 화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게 된 신순남 화백은 나라없이 떠도는 고려인들의 한을 담은 필생의 대작 `레퀴엠`연작을 33년만에 완성한다. “우리는 노예였습니다. 노예에겐 이름도 민족도 없습니다. 그래서 난 `레퀴엠`에 얼굴을 그려넣지 않았습니다…”세로 3m, 가로 44m의 대형화폭 속에 형상화된 그들의 어제와 오늘은 눈 코 입이 없는 민자의 얼굴에서부터 시작해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는 무수한 인간군상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광화문 일주아트하우스 아트큐브에서 한정상영될 `하늘색고향`은 신순남화백과 그의 대작 `레퀴엠`을 중심으로 신순남화백과 강제 이주 과정과 이후의 삶을 생경한 말투로 증언하는 고려인들의 인터뷰를 오가며 참담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았던 한인들의 이주사와 애환을 엮어나간 본격적인 장편 다큐멘터리영화다. 이 작품은 `2001 암스텔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한국 다큐멘터리사상 최초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되었고, `2001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와 `2002 대만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각각 `스페셜 멘션`상과 `넷팩`상을 수상했다. 김소영감독은 지난 1997년 첫 기획과 우즈베키스탄 현지 촬영을 시작으로 `2000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제작기간 4년, 상영관 찾기 2년. 총 6년이라는 세월끝에 어렵게 일반관객과 만나는 것이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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