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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윤성남(가명ㆍ28)씨는 겨울철만 되면 손이 벗겨져 괴롭다. 업무를 보는데 지장은 없지만 증세가 심해질 경우 종이서류를 집기라도 하려면 쓰라려 괴롭기 그지없다. 나름대로 시중에서 파는 '핸드크림'을 발라도 봤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겨울만 되면 윤씨처럼 손바닥과 손가락이 허물을 벗듯이 벗겨지는 이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습진과는 다른 이 같은 증세를 전문의학용어로 '박탈성 각질용해증(exfoliative keratolysis)'이라 한다. 이를 극복하기위한 치료 및 예방법을 알아본다. ◇원인불명, 건조한 겨울철 더 악화 박탈성 각질용해증은 말 그대로 피부의 각질이 벗겨지는 증상을 일컫는다. 주로 손과 발에서 나타나게 된다. 처음에는 하얀 링 모양이나 작은 공기 방울처럼 증세가 나타나 이것이 점점 커지면서 벗겨지는 부위가 넓어진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다. 의학계에서 곰팡이나 박테리아 감염과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를 했지만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또한 특정 계절에 구애 받지 않고 나타난다. 온풍기 사용 등 건조한 환경이 조성되는 겨울철에는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다만 사람마다 분기당 한 번, 년 1~2회 등으로 발생빈도가 다를 수 있다. 한번 발생하면 새로운 피부가 재생되는 2~3주 정도후면 증상이 개선되지만 관리를 잘 못해 건성습진으로 악화될 경우 벗겨짐이 심해지면 한 달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증세 심할 경우 밀폐요법 고려 공기방울 같은 초기증세가 나타났을 때 보습로션을 자주 발라주어 악화를 막아야 한다. 하지만 여의치 않아 부위가 넓어졌을 경우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증상 초기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연고를 발라 염증발생을 막고 피부재생을 도와준다. 간혹 ‘유레아’ 등 각질연화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각질을 빨리 벗겨내 재생속도를 높여준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됐을 경우에 각질연화제 사용하는 것은 좋지않다. 손가락 끝이 심하게 벗겨져 물건에 손도 대지 못할 때가 있다. 이 경우엔 취침전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른 후 손가락을 밴드나 랩으로 싸는 ‘밀폐요법’을 4~5일간 실시하면 스테로이드의 피부침투력을 극대화시켜 회복속도를 높여줄 수 있다. 단 장기간 실시하면 스테로이드 고농도로 인한 혈관확장, 피부위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욕실에 비누를 없애라 각질용해증을 치료ㆍ예방하려면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손호찬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원장은 “손을 씻은 후 반드시 보습로션을 바르고 실내를 너무 건조하지 않게 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강알카리성 비누는 자극성이 강하므로 중성비누나 세안제, 바디클렌저를 사용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사용 후 약간 미끌거리는 비누가 중성인 경우가 많다. 비누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부의 경우 빨래나 설거지할 때 반드시 고무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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