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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학원ㆍ과외도 찬바람
입력2003-11-02 00:00:00
수정
2003.11.02 00:00:00
홍준석 기자
계속되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철 가방 업종`으로 불리던 학원, 과외마저도 찬 바람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의 경우 수강생이 급격히 주는 것은 물론 수강료 체납도 갈수록 늘고 있으며, 심지어 이를 견디지 못해 폐업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강남, 강북 가릴 것 없이 열풍인 초ㆍ중생 대상의 영어 과외 역시 힘든 생활고로 인해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들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서울시내 입시 및 보습학원들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P학원은 수강생이 20% 이상 줄었으며, 수강료를 체납하는 학생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학원 관계자는 “워낙 빠져나가는 아이들이 많은데다 수강료를 밀린 학생들도 수두룩하다”며 “갈수록 학원 운영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노원구 중계동의 H학원 역시 수강생이 급격히 준 데다 학원비 체납률도 높아 5개월째 건물 임대료마저 못내고 있으며, 도봉구 창동 C학원의 경우 70∼80명 가량의 중고교 수강생이 30% 이상 빠져나가 운영이 어려운 형편이다. H학원 관계자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소규모 학원들의 타격이 크다”며 “강북 지역 몇몇 학원들은 문을 닫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북 지역보다는 덜하지만 강남 지역도 학원비를 체납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H학원은 재수종합반의 수강생 60% 이상이 기한을 넘겨 학원비를 납부하고 있다. 1∼2달 연체를 하는 학생 또한 한 반에 2∼3명에 달한다. 학원 관계자는 “학부형에게 전화를 해 학원비 납입을 종용하고 있지만,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하소연만 들을 뿐”이라고 말했다. 반포동 보습학원 강사 황모(31ㆍ여)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에 며칠 안 남은 대학 수능이 끝나면 학생들이 우르르 빠져나갈 것으로 보여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불경기 한파는 과외 역시 마찬가지다. 도봉구 창동 아파트 단지에서 초중생 영어를 가르치는 허모(28ㆍ여)씨는 “엄마들의 교육경쟁이 치열해 웬만하면 그만두는 경우가 없는데 요샌 각 팀마다 1~2명씩 결원이 생겨 애를 먹고 있다”며 “이런 일은 최근 몇 년동안 처음”이라고 전했다. 강남에서 입시 국어만 고액으로 가르치는 성모(37ㆍ여)씨는 “지난해까지는 넣어달라는 과외 문의가 꽤 있었지만 올해는 거꾸로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이 생겨날 정도로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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