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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킬빌 2'

여전사의 복수극은 계속된다

14일 개봉하는 ‘킬빌 2’를 감상하려면 우선 1편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악명 높은 살인집단 ‘데들리 바이퍼’의 최고 단원이었던 ‘브라이드(우마 서먼)’는 빌의 총탄세례를 받고 혼수상태에 빠진다. 4년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난 브라이드는 빌을 포함한 5명의 ‘데들리 바이퍼’ 멤버들을 향해 복수를 다짐한다. 최고의 명인 ‘하토리 한조’에게 검을 받은 브라이드는 ‘버나타 그린’과 ‘오렌 이시이’를 차례로 처치한다. 이제 남은 이는 ‘버드’와 ‘앨’, 그리고 그들의 보스 ‘빌’이다. 영화는 전편과 똑같이 브라이드의 피투성이 얼굴이 화면을 오프닝 신으로 삼았다. 이내 장면이 바뀌고, 운전대를 잡은 그녀는 “지금은 빌을 죽이러 가는 중”이라며 왜 이처럼 잔인한 복수극을 펼칠 수밖에 없는지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결국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예배당 대학살’이었다. 전편에선 들려주지 않았던 사건의 전말을 영화는 긴장감 있게, 그러나 피 한 방울 드러내지 않으며 담담히 전해준다. 다른 속편 제작물들과는 달리 ‘킬빌’은 1편과 2편이 합쳐져야 한 편의 완성작이 된다. 그러나 전체적 줄거리가 연결돼도 2편은 분명 전편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별성을 드러낸다. 전편이 일본 사무라이 영화를 차용하며 선혈이 낭자하는 검술 장면을 선보였다면, 2편은 홍콩식 무협과 마카로니 웨스턴 스타일을 적당히 버무렸다. 팔다리가 잘리고 피를 뿜어내는 장면들이 사라지다 보니, 눈에 확 들어오는 화려한 액션은 찾아보기 힘들어 졌다. 또 1편에서 브라이드가 일말의 망설임이나 동정심 없이 차가운 분노만을 불태웠다면, 이번엔 주인공이 빌과 마주치면서 눈빛이 흔들리는 ‘타란티노답지 않은’ 모습마저 보여준다. 그간 타란티노의 전형적 스타일이였던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피’에 얼굴을 찡그렸던 관객이라면 다소 편안하게 ‘킬빌 2’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선혈의 빈 자리를 메울 ‘그 무엇’을 보여주지 않는다. 전편의 미스터리들을 수습하는 구구절절한 설명도 영화를 산만하게 한다. 국내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던 전편을 만회하긴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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