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가격경쟁이 한층 더 격화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휴대폰 수출 증가율이 전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27일 정보통신부와 국내 휴대폰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산 휴대폰의 수출액(완제품, 부품포함)은 지난해에 비해 11% 가량 증가한 24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 2004년 휴대폰 수출액이 224억달러로 2003년에 비해 44%에 증가했던 것과 비교할 때 무려 33%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올해 국내 업체들의 휴대폰 공급 대수는 ▦삼성전자 1억대 ▦LG전자 7,000만대 등으로 지난해보다 25% 가량 늘어났다. 물량은 늘어났지만 금액 증가율이 여기에 못 미친 것은 그만큼 휴대폰 시장에서 ‘박리다매’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수출 단가지수에 따르면 휴대폰의 경우 지난 2000년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해에는 48.5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36.8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휴대폰의 수출단가가 지난 5년사이에 60%이상 떨어지면서 판매 대수는 늘어도 돈은 그만큼 들어오지 않는 ‘외화내빈(外華內貧)’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휴대폰 수출금액 증가율이 둔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노키아, 모토로라 등의 주요 업체들이 저가(低價) 경쟁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카메라폰을 무기로 중고가 시장을 이끌어 왔지만 올들어서는 카메라폰이 대중화되면서 더 이상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서의 지위를 약속해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환율 마저 지난해 비해 10% 가량 하락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산 휴대폰의 가격 경쟁력 하락을 더욱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국산 휴대폰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줄어들었다. 정보통신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휴대폰의 수출 단가와 환율 하락 등으로 수출액 증가율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2~3년후 새로운 시장을 열 것으로 기대되는 DMB폰이 본격적으로 수출되기 전까지는 이런 현상이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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