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 전용상영관 만든다

영진위, 내달 운영사업자 신청접수지난해 한국영화계의 사건하나. 작품 완성도와 비평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던 '나비'(감독 문승욱), '고양이를 부탁해'(정재은), '와이키키 브라더스'(임순례)의 저예산영화들이 관객 동원에 실패해 개봉 주말 이틀을 넘기면서 영화관에서 간판을 내리는 운명을 겪었다.

이에 제작사들은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며 시장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했다. 결과 '고양이를 부탁해 살리기 인천시민모임'이 결성됐고, '와이키키.'제작사 명필름은 영화관을 대관, 장기상영 했다.

한국 영화의 '편식'현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국내 풍토의 짙은 그늘이다.

이후 저예산 영화를 장기 상영하는 방안이 적극 개발돼야 한다는 영화계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지난 5일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 이하 영진위)가 전국 주요 도시에 총 7개관 이상의 예술영화 전용상영관을 마련, 운영사업자 신청접수를 한다는 내용을 발표해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처음으로 시행되는 예술영화 전용상영관 설립사업은 일반 상업영화의 상영구조에서 소외되어온 예술영화 등 다양한 영화에 대한 최소한의 상영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것.

영진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원금은 보존돼야 한다는 원칙론과 소모성 경비는 인정돼야 한다는 영화계 사람들의 의견을 절충하지는 못했다. 우선 원금보존선에서 융자하는 것으로 전국 네트워크를 이루는 콘소시엄이나 극장 체인을 갖고 있는 기업의 검토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선 사업자 선정 및 지원 조건은 전국 주요 대도시에 상영관을 확보할 수 있으며 영진위가 제시하는 조건에 맞게 예술영화를 상영하고자 하는 1개 사업자를 선정하여 총액 150억원(연리 1%(물권담보)로 2년)의 상영지원금을 융자한다.

상영관은 150석~200석 규모의 상영관을 전국 7개관 이상 운영하는 조건으로 한국영화를 연간 상영일수의 2/5이상, 외국영화를 연간 상영일수의 1/5이상 상영해야 한다. 접수는 9월2일부터 6일까지다. [phone] www.kofic.or.kr

그러나 이를 접한 업계는 "어떻게든 전용관이 생길 것 같아 반갑지만, 현재 예술영화 간판을 걸고 있는 업자를 위한 사업안이 아닌듯 하다"는 반응이다. 이유는 너무 세부화된 운영사업자 안과 엄청난 규모의 150억원의 물권담보. 예술영화를 중심으로 걸고 있는 많은 극장들이 영세하다는 것이다.

아무튼 150억원이라는 예산책정이 된 상태에서 영진위는 원금보존을 지켜야 된다는 원칙에서 만들어진 이 사업안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자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