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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했던 조선 중인들의 극적 삶

■ 조선의 르네상스인 중인 (허경진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조선인의 신분이 양반과 평민ㆍ천민으로 나뉘지만 중인은 양반과 평민 사이에 ‘낀’ 사람들 이었다. 주로 살았던 지역도 한양에서 권력 실세가 장악한 북촌과 몰락한 양반이 살던 남산의 중간인 청계천 일대 혹은 인왕산 기슭이었다. 중간에 낀 사람들이다 보니 이것저것 온갖 잡기에 능해야 했다. 이 같은 신분의 배경은 중인 가운데 문(文)ㆍ사(史)ㆍ철(哲)을 겸비한 르네상스적 인간이 생겨나는 토대가 됐다. 지금으로 치면 이들은 의료ㆍ법률ㆍ금융ㆍ외교ㆍ천문과학ㆍ언론 등의 전문지식에서 미술ㆍ음악ㆍ문학 등의 예술에 까지 모든 전문 분야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신간 ‘조선의 르네상스 중인’은 고전 연구가인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가 조선후기 위항문학에 근거해 집필한 이른바 ‘중인실록’. 직업별로 분류한 50여명 중인들의 드라마틱한 삶의 질곡을 소개하고 있다. ‘달마도’로 유명한 김명국은 역관 시인 홍세태와 함께 일본에 한류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었다. 당시 일본인은 조선의 문장가나 화원의 시ㆍ그림에 광적으로 매료되었는데, 조선통신사 사절단으로 방문한 문장가와 화원은 가는 곳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국빈 대접을 받았다. 요즘의 연예인 한류스타가 아시아권에서 얻는 인기와 흡사하다. 또 9대째 역관 집안 출신인 이상적은 12번이나 중국을 드나든 실력파였고, 39개 야담이 전해지는 역관 홍순언은 임진왜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기도 했다.유능한 중인은 신분의 장벽도 허물어 서예가 추사 김정희, 실학자 연암 박지원 등 양반들이 중인의 재능을 칭송했으며 정조나 흥선대원군 등 왕족도 이들을 높이 평가했다. ‘현대적 르네상스인’을 그려보기에 좋은 책으로 고문헌을 기초로 했는데도 술술 읽히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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