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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증을 극복하라… 위기속 희망이 움튼다

[화제의 책] 두려움 없는 미래 (게세코 폰 뤼프케 지음, 프로네시스 펴냄)<br>21명 세계 석학과의 대담 글로 엮어<br>"시민공동체가 위기 극복 주도해야"<br>해법찾기 새로운 시각의 필요성 강조


(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우) 진화 이론가 엘리자벳 사투리스 - 세계 석학들은 미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바라 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좌) 베르나르 리에테르 (우) 안드레아스 베버

"돈은 믿음이며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신뢰를 잃어버릴 때 위기는 발생합니다. 최근 몇 년간을 회고하면 대략 10억에 가까운 사람들이 가치하락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에 올 위기를 막을 수도 없습니다(베르나르 리에테르)" 위기는 언젠가부터 지겨운 주제가 되고 있다. 한 가지 위기가 풀리는 듯하면 또 다른 위기가 기다렸다는 듯 찾아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위기는 어느 한 국가나 민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해 세계를 휩쓸었던 금융위기부터 얼마 전 있었던 아이티의 대지진까지 하나의 위기는 전 세계인들에게 직ㆍ간접적 영향을 주었다.'위기'는 어느 한 곳에 국한 된 문제가 아니라 지구적인 문제가 됐다. 시민사회운동가이자 작가인 게세코 폰 뤼프케가 21명의 세계적인 석학들과 미래와 위기에 대해 대담한 내용을 엮어 출간했다. 뤼프케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학자 베르나르 리에테르, 미래연구가 어빈 라즐로, 양자물리학자 반다나 시바, 환경운동가 프란시스 무어 라페 등과 만나 미래를 그려보고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이야기한다. 21명의 석학은 지금의 지구가 위기에 처했다고 입을 모은다.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 최빈국의 가난과 굶주림, 금융위기 등이 지구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다. 책은 자유시장경제의 '경쟁' 패러다임이 인간을 철저히 고립된 개인으로 만들었다며 야생과도 같은 상태에 방치돼 신뢰를 잃은 개인들이 바로 위기를 불러온 패러다임 이라고 말한다.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들은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대안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생태학자 안드레아스 베버는 책에서"우리의 문제는 19세기 세계관으로 21세기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점이 아니라 19세기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는다. 문제를 낳은 시각으로는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없기에 문제의 시각이 아닌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은 불안과 무기력증을 새로운 시각을 갖고 변화하는데 가장 큰 적으로 꼽았다. 저자들은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에게 그런 힘이 없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이런 무기력증을 일으키는 것은 잘못된 관념과 위기가 갖고 있는 파괴적인 에너지에만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위기는 결코 파국이 아니며 위기 속에 있는 희망의 씨앗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진화 이론가 엘리자벳 사투리스는 이런 변화의 주체가 개개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유기체뿐 아니라 시스템도 진화해야 한다"며 "중앙권력 시스템이 구성원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모델의 수명은 끝났다"고 주장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변화는 각국 정부가 아닌 개개인이 주축이 된 시민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사막을 초원으로 바꾼 사막의 기적을 일궈낸 이집트의 '세켐운동'과 화석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아일랜드의 '킨세일' 등의 사례로 변화를 통한 위기극복의 모습을 제시한다. 2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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