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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학생, 성공하려면 女大로 가라"

남녀공학보다 리더십 함양할 기회 많아<br>힐러리·올브라이트등 정치권서 맹활약


올해 미국 뉴욕의 명문 바나드 여자대학을 졸업한 캐터리 벤자민(22)은 애초에 여대에 진학할 계획이 없었다. '여대는 페미니스트 혹은 레즈비언이나 가는 곳'이라고 깎아내리는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벤자민은 바나드에 입학했고, 졸업하자마자 홍보 분야에서 정규직 일자리를 얻은 후 "여대는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확신했다. 벤자민처럼 여대에 진학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쟁쟁한 여대 출신 인사들만 봐도 알 수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웰슬리 여대를, 바바라 부시 전 영부인은 스미스 여대를 다녔다. 하버드대 최초의 여성 총장인 드루 길핀 파우스트는 브린 모어 여대 출신. '남녀 유별'의 전통이 없는 미국 사회에서 여대가 환영받는 이유는 뭘까. 미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12일 여전히 여대가 경쟁력이 강한 이유로 '리더십 함양'에 주목했다. 남녀공학에 다니는 여성은 상대적으로 리더가 되기 힘든 반면, 여대에서는 리더로 성장할 기회가 많다는 것. 매사추세츠 주 마운트 홀리오크 여대를 졸업한 타라 로버츠는 "남녀공학인 고등학교 시절에는 남을 이끌어본 적이 없었다"며 "반면 여대에서 인기란 옷이나 헤어스타일이 아니라 어떤 신념을 갖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여자들끼리 모인 곳인 만큼 외양보다는 인간으로서의 능력 계발에 비중을 맞추게 된다는 이야기다. 대학 측에서도 아무래도 일반 대학보다 여성의 장단점에 기반한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는 강점이 있다. 미국의 여대 대부분이 명문대인 만큼, 똑똑하고 야심찬 여학생들이 모인다는 사실도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스미스 여대를 졸업하고 유명한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해 온 밸러리 선더스(40)는 "지적으로 왕성할 시기에 뛰어난 사람들 사이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여대연합(WCCㆍ53개 미 여대의 연합기구)의 2008년 조사에 따르면 여대 졸업생 중 66%가 대학원 진학이나 취직에 출신대학이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일반 졸업생 중에서 출신대학 덕을 봤다는 응답자는 55%였다. 여대 측으로서는 '페미니스트 집합소' 또는 '공부하는 수녀원' 등의 이미지가 가장 골칫거리다. 벤자민은 "남녀 공학에 간 여자 친구들은 내가 데이트나 파티도 즐기지 못하고 온실 속에서만 산 줄로 안다"고 전했다. 미 여대연합(WCCㆍ53개 미 여대를 대표하는 연합기구)의 수전 레넌 이사도 "여대들이 이미지 쇄신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확실히 많다"며 "남자들이 없는 학교라는 사실이 이상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여대가 흔히 상상하는 것처럼 폐쇄적인 공간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레넌 이사는 "요즘 여대들은 타 대학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남녀공학에서도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필라델피아에 있는 브린 모어 여대 학생은 제휴관계인 펜실베이니아 주립대나 스워스모어 대학에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웰슬리 여대 학생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복수 전공까지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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