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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생존하려면

지금 우리 경제는 복합적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 임박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내수침체와 투자위축으로 실물경제 둔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여기에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으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비록 한국은행의 투신권 국채 2조원 매입 등 정부의 개입으로 금융시장이 다소 진정되고 있으나 은행권의 해외장기차입이 막혀 여전히 불안하다. 이것은 국가 신용등급의 하향 조정에 대한 압박요인이 된다. 최근에는 국가 리스크를 나타내는 외평채 가산금리 급등, 신용카드사 부실 심화 등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성장률 5%대 달성이 매우 불투명하다. 또한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최근의 일부 장관들의 도덕성 시비, 가계부채 문제, 노사갈등도 새 정부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세계적인 기업의 육성과 올해 7%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성장은 향후 우리 경제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에게 가장 많이 회자되는 화두는 `개혁`이다. 지난 7일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토론회에서도 재벌(시장), 정치, 정부, 권력, 언론 등에 대한 강한 개혁의지를 보였다. 미래 지향적인 개혁은 국가의 미래 가치 창출에 기여한다. 그러나 갈등은 사회적 불안요인이 된다. 이것을 제때 해소시키지 못하면 결국 위기로 발전하여 국가역량 결집에도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대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초기대응을 하지 못하고, 사건-사고를 은폐하거나, 미숙한 언론대응, 내부 시스템이 불완전 할 때 위기는 더욱 크게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이 결과는 국가, 기업, 개인 모두에게 큰 손실을 준다. 그러나 위기에 직면한 기업일수록 단기손실을 감수하고 고객과 사회를 중시하는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은 기업 이미지를 크게 높인다. 존슨&존슨의 사례--82년 미국 시카고에서 `초강력 타이레놀`을 복용한 7명이 사망한 사건에서 CEO가 적극 수습에 나서 문제를 해결하면서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소비자에 대한 책임의식을 강조하면서 신속하게 윤리적으로 대응하였다. 이 사건이 정신병자에 의한 독극물 투입으로 밝혀짐에 따라 존슨&존슨사의 이미지가 더욱 높아졌다. 미래의 위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기업-개인 차원의 `통합적 위기대응체제`를 구축 관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전략적 위기관리 리더십이 중요하다. 즉 위기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중시하고, 위기발생시 신속한 초기대응과 사고를 투명하게 공개-수습하며,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위기관리 시스템을 항시 가동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둘째, 체계적으로 위기관리 역량을 축적해야 한다. 여기서 위기관리 전문인재의 육성과 역량개발이 핵심이다. 위기발생 가능성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과 준비를 위한 중장기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 역량은 사회적 신뢰를 형성하고 불안요인들을 해소하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범국가적으로 위기관리 문화가 보편화되어야 한다. 위기의 일상화는 긴장감을 유지시켜 주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의 대구 지하철 사고 등 우리의 안전 불감증 해소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위기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윤리와 투명성에 바탕을 둔 새로운 사회문화 정착이 시급하다. 이것은 지속적인 국가발전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논설위원ㆍ서울경제연구소장(經博) h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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