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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발표나자 환호…한나라-사과여부 격론
입력2004-05-14 16:47:29
수정
2004.05.14 16:47:29
[盧대통령 탄핵 기각] 민주당, 탄핵 언급 자제 '아픈기억' 애써 외면<br>최병렬씨등 주도4인방 "결정존중하나 유감"<br>盧대통령 고향 김해선 현수막 내걸고 만세도
우리당-발표나자 환호…한나라-사과여부 격론
[盧대통령 탄핵 기각] 민주당, 탄핵 언급 자제 '아픈기억' 애써 외면최병렬씨등 주도4인방 "결정존중하나 유감"盧대통령 고향 김해선 현수막 내걸고 만세도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천정배(오른쪽) 원내대표, 김원기(왼쪽) 고문 등 상임중앙위원들과 14일 영등포 당사에서 헌법재판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기각이 결정되자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운영위원회의를 마친 뒤 침통한 표정으로 탄핵기각 결정과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이종철기자
○…탄핵을 주도했던 한나라당은 14일 헌법재판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기각 결정과 관련, 대국민 사과 여부 및 수위를 놓고 여러 차례 회의를 갖는 등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 천막당사와 국회 대표실 등에서 헌재의 심판 결과를 지켜보던 당직자들도 “이미 예견된 결과”라고 애써 덤덤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술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대표는 오전9시30분 이강두 정책위의장과 김형오 사무총장, 윤여준 의원 등 주요 당직자들과 국회 대표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헌재 결정에 따른 대응 및 정국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1시간30분에 걸친 회의에서 지도부는 ‘대국민 사과’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인 뒤 박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대통령 탄핵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불안을 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17대 총선 후보자 181명 중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당내 결속을 다지고 총선참패에 따른 후속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 헌재의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 사실이 전해지자 장내가 잠시 술렁였으나 탄핵문제에 대해서는 한화갑 대표와 장전형 대변인만 언급하기로 하는 등 ‘아픈 기억’을 잊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대표는 “대통령 탄핵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불행한 일이었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없기를 바란다”면서 “지난 2개월은 국회와 대통령 모두에게 아픈 교훈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고위당직자들은 이날 오전9시30분부터 영등포 당사 2층 회의실에서 TV를 통해 생중계된 헌재의 탄핵결정 과정을 30분 가량 긴장된 표정으로 지켜봤으며 기각 결정이 나오자 일제히 박수를 쳤고 일부 참석자는 눈물을 글썽였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탄핵을 주도하고 결정한 한나라당은 이에 대한 상응한 책임을 지고 우선 사과를 해야 하며 탄핵을 주도한 사람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탄핵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여야의 17대 국회 초선의원들도 소속 정당에 따라 헌재의 탄핵기각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이틀째 진행 중인 초선의원 연찬회를 잠시 중단하고 국회 헌정기념관 1층 강의실에서 TV를 통해 헌재의 선고장면을 지켜보던 우리당 의원들은 탄핵기각이 확정되자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반면 김충환 한나라당 당선자는 탄핵기각이 확정되는 순간 우리당 의원들이 박수를 치자 일그러진 얼굴로 “박수칠 일이 아니다. 후회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당선자는 “노 대통령은 정국을 이 상황까지 몰고와 사회적 갈등을 촉발시킨 책임이 있는 만큼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 탄핵소추를 주도했던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와 홍사덕 전 원내총무, 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와 유용태 전 원내대표 등 4인은 헌재의 탄핵기각 결정을 존중하나 탄핵소추가 옳았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다.
최병렬 전 대표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헌재의 판결은 존중되는 것이 옳다”면서도 “그러나 헌재가 스스로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위반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순형 전 대표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탄핵소추의 시대적 정당성과 확신은 변함이 없고 역사가 올바르게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헌재의 역사적 탄핵심판에서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노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주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오전9시를 넘어서면서부터 마을회관 옆 정자에 설치된 TV를 지켜보던 100여명의 주민들은 헌재의 기각 결정과 동시에 박수를 치며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그동안의 근심을 한꺼번에 털어냈다.
TV 화면에 ‘탄핵소추 기각’ ‘대통령 권한 즉시 회복’이라는 자막이 나오?주민들은 미리 준비한 ‘대통령 탄핵기각 환영’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일제히 만세를 불렀다.
○…중앙선관위는 헌법재판소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기각하면서 선거법 위반 논란 부분에 대해 선관위의 결정과 같은 입장을 밝히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헌재가 노 대통령이 선거법 9조 중립의무는 위반했지만 사전선거운동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결정하는 등 선관위의 결정과 완벽하게 일치하자 만족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선관위의 결정이 정확했음이 헌재를 통해 입증됐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그동안 노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가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결정으로 촉발된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헌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시해왔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입력시간 : 2004-05-1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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