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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반값 등록금' 벌써 사학 눈치보기?

새누리당이 등록금 인하를 위해 사립대학의 자구노력을 이끌어 내는 법안을 내놨지만 내용이 부실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립학교법’은 이른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선약속’에 해당하는 12개 법안 가운데 하나지만 18대 국회의 논의보다 후퇴했다는 게 정부와 국회 일각의 지적이다.

야당과의 마찰이나 사학의 반발을 피해 순조로운 국회 통과만을 최우선에 두었기 때문이다.

박 전 위원장이 최근 사학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사학재단 이사장은 국회의원의 후원자인 점도 법안 내용이 후퇴하는 데 무시하지 못할 요소다. 황우여 대표가 원내대표 시절 제시한 ‘반값 등록금법’이 몇 차례 논란을 겪고 민주통합당이 주요 정책으로 들고 나오면서 여당 내 관심은 떨어지는 분위기다.

당이 지난달 30일 국회 개원과 동시에 발의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핵심은 사립학교법인이 결산서 제출시 공인회계사의 감사를 받도록 하고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사립대가 쓰고 남은 이월금의 규모에 대해 조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하나로 뭉뚱그려진 교비회계를 등록금회계와 비등록금회계로 구분해 등록금과 그렇지 않은 예산이 얼마나 들어가는 지 확인할 수 있게 한 내용도 담았다. 그 동안 사학재단이 이월금과 적립금을 지나치게 많이 쌓아 놓고 회계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이월금에 한정해서 그것도 ‘장관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한 법안은 대학에 강제성을 주기 어렵다. 당내에서는 구체적인 상한선을 두자는 주장도 나왔으나 저마다 다른 환경에 놓인 사학을 정부가 일률적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반대론이 더 우세했다. 이번 법안 내용에 실망한 일부 의원이 함께 공동발의를 거부한 이유다.



지난 2010년 한나라당이 추진했던 대학 등록금 원가 공개의 경우, 관련법이 지난18대 국회를 통과했지만 법안에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사립대가 자기에게 유리한 내용만 공개하는 등 부실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번 법안 논의에서는 이에 대한 내용은 아예 없었다. 새누리당 정책위의 한 관계자는 “이월적립금이나 원가공개의 경우 사학마다 사정이 다른데 법이 일률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사학은 사립학교법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부터 반발하기 때문에 이 정도 내용에도 로비가 심해질 것”고 귀띔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사학을 정부가 규제할 수 없는 것은 맞지만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 사학이 스스로 자구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대학별 재무제표를 분석한 보고서가 있는데도 이를 공개하는 근거법이 없어 활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사학 이사장의 후원을 받는 의원이 이를 추진하기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추진했던 대학 구조조정 활성화 법은 야당의 반대를 미리 의식해 이번 법안에 담지 않았다. 부실한 사학이 자진해 해산할 경우 재산처리를 용이하게 하는 내용이지만 당시 야당에서는 악덕 사학재단의 재산을 지키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새누리당 정책위의 한 의원은 “법안 내용이 아쉬워서 개인적으로 추가 법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지만 정책위의 또다른 관계자는 “반값 등록금은 이제 관심이 다소 떨어지는 분위기로 앞으로는 저출산과 노인복지 내용을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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