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 하반기 또다시 서울과 부산에 위치한 4개 시내 면세점 특허가 만료되면서 남은 사업권을 두고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1차 경쟁에서 탈락한 업체들이 다시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보여 기존 면세 운영업체들이 긴장의 끊을 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현대백화점은 모두 2차 대전을 치르기 위해 면세점 사업을 전담할 별도 법인까지 세워 둔 터라 올해 말로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부산 4개 면세점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관세청은 최근 연말에 시효가 종료되는 면세점 사업권을 놓고 면세점 운영 의사가 있는 업체들은 오는 9월 25일까지 신청하라는 공고를 냈다.
이들 4개 면세점 특허권은 기존 면세점들의 특허권이 오는 11~12월 잇따라 만료되면서 자동으로 공개경쟁 대상으로 풀린 것들이다.
워커힐(SK네트웍스) 서울 면세점이 11월 16일,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이 12월 22일, 롯데면세점 서울 롯데월드점이 12월 31일, 신세계 부산 면세점이 12월 15일 차례대로 특허 기한이 끝난다.
특히 2곳의 면세점 특허가 만료되는 국내 1위 업체 롯데면세점의 총력이 예상된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본점 매출만 약 2조원에 이르는 만큼 롯데그룹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다.
서울 소공점과 롯데월드점 면세점 매출만 2조6,000억원으로,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는 기존 면세점을 지키기 위해 최소 2개 이상의 특허권을 신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사업계획서를 통해 지난 1979년 소공점, 1988년 롯데월드점을 개장한 뒤 무려 35년이나 면세 사업을 운영하면서 수 없는 시행착오와 차별화 노력을 통해 국내 면세시장을 현재 수준까지 키워왔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서울 신규 면세점 대전 때 논란이었던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현재 면세점 매출의 70~80%가 외국인을 통해 발생하는 ‘수출산업’인데다 그동안 수 십개 업체가 시장경쟁을 통해 도태돼 높아진 점유율인만큼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SK네트웍스는 올해 워커힐 면세점 리뉴얼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1,0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연말에 워커힐면세점 운영권이 만료되는 만큼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신세계의 경우 부산 파라다이스호텔내에 있는 신세계면세점을 센텀시티로 이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부산면세점을 반드시 수성해야 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면세점을 주축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 아래 2012년 9월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했고, 지난해 김해공항에 두 번째 면세점을 열었다. 올해 2월에는 마침내 ‘숙원’이었던 인천공항 면세점 입성에도 성공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롯데면세점 등의 운영 역량이 이미 입증된 상태라, 다른 업체들이 너도 나도 만료된 특허를 차지하겠다고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신세계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주요 신규 사업의 하나로 면세점을 타킷으로 삼은만큼, 다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면세점 특허가 10년마다 자동 갱신됐으나 지난 2013년 관세법이 바뀌면서 롯데·SK 등 기존 업체도 5년마다 특허권을 놓고 신규 지원 업체들과 경쟁을 벌여야한다.
업계는 9월 25일 신청이 마감되면 늦어도 10월 말 또는 11월 초까지는 서울·부산 시내 4개 면세점의 주인공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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