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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 경운기냐 차냐"

구매고객들 "굉음·떨림현상 못 참겠다" 집단소송<br>한국토요타는 결함 인정 안해



프리우스에 '경운기 현상'
구매고객들 "굉음·떨림현상 못 참겠다" 집단소송한국토요타는 결함 인정 안해

맹준호기자 next@sed.co.kr
























한국도요타가 국내에 수입 판매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에 엔진 굉음과 차량 진동 결함이 나타나 이에 대해 차주들이 무상 보증수리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2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 결과 국내 100여명의 프리우스 소유주들은 "'경운기 현상'을 해결하라"며 소송까지 불사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경운기 현상'이란 겨울철 일부 프리우스 차량의 엔진에서 시동 직후 5~15분간 굉음과 함께 강한 진동이 발생하는 결함에 대해 프리우스 차들이 붙인 말이다. 미국에서는 무상 보증수리 대상이지만 한국도요타는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문제가 더욱 커졌다.

이들 차주들은 겨울 내내 문제 해결을 거듭해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도요타가 프리우스 판매량 저하, 브랜드 이미지 추락 등을 염려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보고 보다 적극적인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차주들은 특히 "같은 상품을 두고서도 미국은 되고 한국은 안된다는 식의 서비스 차별 구조를 고쳐주고야 말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사건의 파장이 수입차 업계 전반으로 퍼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실제로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미국 도요타 판매법인의 서비스 지침 문서는 '경운기 현상'을 명백한 결함으로 인정하고 "동력계통 보증 프로그램에 따라 구입 후 5년 또는 주행 거리 6만마일 미만 차량에 대해 무상으로 수리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도요타 측은 "일본 도요타를 통해 원인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어서 무상 보증수리를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성실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선 결함 보상해주면서…" 두 얼굴의 도요타에 분통
■ 프리우스 구매고객 집단 소송
겨울 지나면 떨림현상 없어져 무상수리 거부 버티기 일관
"첨단 하이브리드기술차 맞나" 가격·서비스도 불만 쏟아져
맹준호기자 next@sed.co.kr

한국도요타자동차가 수입판매하고 있는 '프리우스'를 올해 구매한 회사원 김모(39)씨는 최근 주말 가족나들이를 위해 시동 버튼을 누르고는 깜짝 놀랐다.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엔진이 굉음을 내면서 차체가 심하게 떨렸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넷을 검색해본 결과 이 같은 현상을 겪은 프리우스 차주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 차가 도요타의 첨단 하이브리드기술을 상징하는 차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더 분통이 터지는 일은 미국은 이 같은 '경운기 현상'을 무상수리해주고 있는 데 반해 한국도요타는 무상수리 대상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100여명의 차주들은 한국도요타 및 딜러사들의 무성의한 태도에 직접적인 행동으로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자동차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 차주가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경운기 현상'은 운전자와 탑승자 안전에는 지장이 없지만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수준의 결함이다. 실제로 이 현상을 경험한 차주들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동영상 자료를 보면 엔진 굉음과 진동은 운전자뿐만 아니라 탑승자와 외부에 있는 사람까지 공포를 느끼게 한다. 겨울철 시동 직후 엔진이 굉음을 내고 차체가 떨리는 현상이 5~15분간 지속된다.

국내 한 프리우스 차주는 "프리우스 오너들의 카페에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00명 중 60명이 이런 현상을 경험했고 경험자 대부분이 반복적으로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내 프리우스 사용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 것은 미국은 보증수리 대상인데도 불구하고 한국도요타는 결함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도요타 미국법인의 서비스 지침 자료에 따르면 이 결함은 섭씨 4.5도 이하에 장시간 주차해놓은 차에서 발생한다. 해당 차량은 일본 쓰쓰미 공장과 도요타의 조립 협력사인 '도요타 오토 보디'에서 생산한 2010~2011년형 차 전체다. 한국에 수입된 프리우스는 전량 쓰쓰미 공장에서 만든 제품이다.

이 지침은 "마운트에 엔진을 고정시키는 14개의 볼트와 클립들을 교체해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5년 또는 주행거리 6만마일인 파워트레인 보증기준에 따라 무상수리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또 다른 프리우스 보유자는 "겨울 내내 수많은 고객들이 항의했지만 한국도요타는 귀를 닫았다"면서 "처음에는 한국도요타만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도요타 차원에서 한국 고객을 차별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프리우스 고객들은 한국도요타의 무상수리 거부에 '꼼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9년부터 국내 시판된 2010년형 프리우스는 3년ㆍ6만㎞의 보증기간이 끝나가고 있고 경운기 현상은 따뜻한 봄이 되면 사라지는 것이어서 한국도요타가 '버티면 된다'는 쪽으로 의사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한국도요타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 수입차의 가격과 서비스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폭발 직전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한 전문가는 "한국도 이제 주요 자동차 수입국이 된 만큼 소비자들도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때가 됐다"고 수입차업계의 각성을 촉구했다.

한국도요타 측은 "각 나라마다 현상과 원인이 다를 수 있어 보다 구체적인 원인 조사를 선행해야 했다"면서 "조사를 마치는 대로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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