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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멍든 것이 사실이다

제4보(49~69)


중국통인 목진석6단은 매년 몇개월씩 중국에 머물면서 중국 리그에도 참가한다. 1995년 여름 제2회 롯데배한중대항전에 15세의 나이로 국가대표가 되어 녜웨이핑을 격파한 그는 한국보다 오히려 중국에서 더 인기가 높다. 그는 창하오9단과도 절친하다. 목진석의 창하오평을 들어 보면…. “조훈현9단이 말했던 것처럼 창하오는 침착하고 유장한 바둑을 두지요. 시야가 넓고 선이 굵은 구상을 합니다. 과연 중국인답다는 생각이 거듭 들게 합니다. 문제는 성품이 너그럽다 보니 표독한 궁리를 할 줄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가 겁이 많은 것 같다는 비평은 사실이 아닙니다. 조훈현과 이창호, 이 사제에게 결정적인 바둑을 여러 번 패한 바 있으므로 그것이 가슴속을 멍들게 한 것은 사실이겠지요. 하지만 그는 그것을 극복해냈습니다. 겁보다는 조심성을 늘었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백54는 중국측 검토진을 놀라게 한 수. ‘촛점에서 벗어난 아주 괴상한 수’라고 중국 기사들이 이 수를 성토했다. 그러나 조훈현은 자기 나름의 계산이 있었다. 적극적으로 두자면 참고도의 백1로 젖혀야 하는데 흑8까지 되고 나면 백은 공배만 둔 꼴이 되므로 실전보의 54로 실속을 취하며 공을 상대방에게 넘겨준 것이었다. /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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