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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일관성의 오류에 빠진 통계조사


우리나라 국민의 지난해 연평균 노동시간은 2,19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다. 한 주의 노동시간을 알려주는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4~46시간가량 된다. 그런데 지난 9월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0.9시간으로 전월(42시간)에 비해 무려 10시간 넘게 줄어들었다. 9월 단시간 근로자(주당 36시간 미만 근로자)가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1,265만3,000명이나 증가한 반면 장시간 근로자(36시간 이상 근로자)는 1,271만2,000명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상이 발행한 것은 통계 조사방법의 맹점 때문이다. 통계청은 9월 단시간 근로자 폭증에 대해 "조상대상기간(9.11~17)에 추석연휴(9.11~13)가 포함돼 휴무일이 늘어난 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매월 15일이 포함된 주에 고용동향 관련 조사를 실시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이 주에 공휴일이 있으면 근로시간은 당연히 줄어들게 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사기간을 하는 주를 상황에 따라 바꾸게 되면 시계열 등 기준이 달라지는 등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존 규정을 바꿀 방침이 없다고 밝혔다. 9월 취업자 증가수가 올 들어 처음으로 20만명대(26만4,000명)로 줄어들면서 그간 30~40만명대의 견고한 증가세가 멈춰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추석연휴가 조사대상 기간에 포함된 영향이 크다"며 추석연휴가 없었더라면 취업자 수가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처럼 경기 불안감이 확산된 시기에 9월 취업자 증가폭의 큰 감소는 시장에 불안감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통계청의 설명이 아니라 예전보다 크게 줄어든 '26.4만'이라는 숫자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현실을 최대한 잘 반영하는 자료를 통해 경제활동 주체의 선택과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통계 조사상의 맹점 때문에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주지 못하면 통계의 신뢰성에 의문을 낳기 마련이다. 지금처럼 경직된 조사방식으로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나아가 왜곡하는 통계들이 계속 생산되는 것을 막기 어려워 보인다. 통계청이 기존 조사방식을 보완하고 다른 방법도 모색하는 등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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