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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력적 MOU 운용이 삼양라면 살렸다

라면 종가인 삼양라면이 7년 만에 화의를 졸업하고 부활의 힘찬 날개짓을 시작한 것은 부실기업 재생의 한 모델이라고 할만 하다. 기억 속으로 사라져가던 삼양라면의 이 같은 재기는 경영진과 채권단의 ‘윈윈전략’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채권단은 기업이 재생하도록 뒷받침을 끈끈하게 하고 오너를 중심으로 한 경영진은 이에 화답, 부동산 매각 등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재생의 기초를 다지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이러한 상호협력과 경영 노력의 결과 지난해 매출 2,745억원에 2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는 3,30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25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주력 상품인 삼양라면의 판매흐름이 상승곡선을 긋고 있어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회사 분위기도 지난 10년간 영욕의 세월을 떨치고 활기를 되찾았다. 완전한 경영정상화도 시간문제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다. 삼양라면은 라면의 효시다. 63년에 이를 개발, 승승 장구하던 삼양라면은 ‘우지사건’으로 날벼락을 맞았다. 인체에 해로운 기름을 썼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고 회사는 부도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우지사건은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으니 삼양라면은 여론 재판의 억울한 희생자가 된 셈이다. 이처럼 회사가 부도-화의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버팀목이 돼준 것이 회사 재생에 무게를 두고 지원한 신한은행 등 채권단이었다. 화의기업의 경우 상환이 어려워지면 일반적으로 지분 양도로 경영권을 뺏거나 외국자본 등에 매각된다. 삼양라면 채권단은 이보다는 기업가치를 키워 채권을 회수하는 방향으로 정하고 MOU(경영정상화 이행각서)도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용, 기업재생에 무게를 두었다. 경직된 MOU가 경영정상화의 발목을 잡지않도록 신경을 쓴 것이다. 채권단의 이러한 배려와 대주주의 꾸준한 노력이 라면종가의 ‘명예회복 선언’이란 꽃을 피웠다고 할 수 있다. 삼양라면 부활은 한 기업의 재생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부실기업 처리의 한 규범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많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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