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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걱정한다던 스페인 국왕 이번엔 호화 코끼리사냥 논란

집권 국민당에도 불똥… 긴축 드라이브 빨간불

스페인 국왕이 국가경제가 파탄 직전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도 호화 코끼리 사냥을 즐긴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비난의 불길은 국왕이 지지하는 집권 국민당(PP)에까지 번져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의 긴축재정 드라이브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이 일반근로자 평균 연봉의 두배인 5만8,000달러(약 6,500만원)가 드는 코끼리 사냥을 위해 아프리카 보츠와나를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여당 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카를로스 국왕이 제트기를 타고 보츠와나에서 긴급 귀국해 고관절 수술을 받으면서다. 스페인 왕실은 개인적인 일이라고 발표했지만 국왕이 예전부터 보츠와나에서 코끼리 사냥을 즐긴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에 불이 붙었다.

야당은 카를로스 국왕의 이중생활이 드러났다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좌파연합(IU)의 라라 모야 사무총장은 "불과 몇주 전에 청년 실업률이 심각해 불면증을 앓는다던 국왕이 사실은 코끼리 사냥을 하고 있었다"면서 "고통을 겪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카를로스 국왕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일에는 손자가 불법으로 총기를 소지한 것이 드러나 구설에 올랐으며 사위는 지방자치단체 공금 100만유로를 횡령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긴축재정에 안간힘을 쓰는 집권 국민당의 앞날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집권당의 지지율은 불과 한달 사이 8%포인트나 빠져 38.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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