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관측의 배경으로는 기 후보의 실리전략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노 후보가 전날 "24일까지 정의당과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야권 단일화에 대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면 자진사퇴하고 기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단일화 협상에서 시간을 끌면 노 후보의 자진사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기 후보는 이날 회동에서 노 후보에게 양보를 요구했지만 노 후보가 이를 거절했다. 당 지도부의 애매한 입장 표명도 이 같은 실리론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와 만나 "당 대 당 차원의 야권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고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도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며 "하지만 기 후보가 결론을 내오면 당이 이를 놓고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노 후보는 단일화 협상을 통해 후보 사퇴의 명분을 기대하고 있다는 정치권의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단일화 없이는 끝까지 완주해도 패배가 불가피하고 자칫 3위를 기록할 경우 정치적 운명이 험난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특히 선거 패배시 지난 2010년 서울시장선거에서 독자출마를 강행해 한명숙 민주당 후보의 석패에 일조했다는 비판에 이어 또다시 정치적 알박기를 했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감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노 후보가 지지율 면에서 기 후보를 앞서고 있어 극적으로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 21일 발표 된 CBS·포커스컴퍼니의 여론조사 결과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노 후보(32.4%)가 기 후보(24.9%)를 7.5%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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