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렇게 단시간에 나라를 망가뜨릴 수 있었을까.' 학자, 조세 전문가, 방송사 PD, 시민운동가, 변호사, 전직 통일부 장관 등 16인이 5년이라는 '그의 시간'을 분석한 뒤 떠올린 생각이다. 5년간 공공의 곳간 수십 조원을 내다 버린 기이한 시간의 주인공은 바로 제17대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 저자들은 MB정부의 탕진과 실정의 기록을 정교한 수치로 분석해냈다.
이 전 대통령이 최근 펴낸, '기-승-전-자화자찬'으로 화제가 된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중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이 자원외교다. 그는 회고록을 통해 MB정부의 자원외교 사업 회수율이 전임(노무현) 정권보다 높았다며 정당한 평가를 강조했다. 반면 'MB의 비용'에선 그의 자원외교를 대표적인 '탕진'으로 규정한다. 고기영 한신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MB정부 집권기간 주요 에너지 공기업 3사에 생긴 새로운 빚만 42조 원에 육박한다. 올해 국방·외교·통일 예산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액수다. 이 전 대통령의 연관검색어가 되어버린 '4대강 사업'은 22조원 넘는 예산이 투입된 가운데 훼손된 습지의 경제적 가치와 유지관리비, 취수원 이전비, 소송 보상금 등 향후 84조 원의 돈이 추가 투입될 것으로 책은 전망했다. 남북관계, 비리, 부적격 인사, 부자 감세 등 6개 주제에 대한 저자들의 날카로운 분석과 대담도 실려 있다. 1만 6,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