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에 공한증(恐韓症)은 옛말일까, 현재형일까. 2일 오후10시(한국시각) 중국 우한의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 축구 1차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7년 만의 동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31일 우한에 입성했다. 2003년 시작돼 2~3년에 한 번씩 열리는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1회와 2008년 3회 대회에서 우승했다. 올해 대회에는 한중일·북한이 참가하는데 이번 한중전은 한일전에 비길 빅매치로 꼽히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검증에 초점을 맞춘 일본과 달리 홈팀 중국은 공격수 가오린, 미드필더 정즈(이상 광저우 헝다) 등 최상의 멤버 구성으로 나선다.
우한 스포츠센터의 수용인원은 5만4,000여명. 한국 축구는 일방적인 응원을 뚫고 중국의 안방에서 다시 한 번 공한증을 안기겠다는 각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으며 "역사적으로 전통의 라이벌팀들과 경기를 벌이는 만큼 선수들이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의 역대 전적은 16승12무1패로 한국의 절대 우세다. 하지만 최근 5경기 성적만 보면 2승2무1패로 팽팽하다. 2010년 도쿄 동아시안컵에서 0대3으로 대패하고 2013년 같은 대회에서는 홈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2008년 충칭 동아시안컵에서 3대2로 이긴 뒤로는 이겨본 적이 없다. 당시 박주영이 2골을 넣고 곽태휘가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터뜨렸다.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당시 해결사였다면 이번에는 김영권이 키 플레이어다. 중국 광저우 헝다에서 네 시즌째 뛰고 있는 그는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A매치 경험(35경기)이 가장 많다. 중앙 수비수로서 주장까지 맡은 김영권은 "중국 축구 스타일은 거칠다. 잘 이겨내야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경기가 거칠게 진행된다면 공이 정지된 상태에서 이뤄지는 세트피스가 해법. 196㎝ 공격수 김신욱(울산)의 머리는 좋은 무기다. 지난해 1월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이후 A매치 득점이 끊겼으니 터질 때도 됐다. K리그와 일본·중국리그 소속이 주축이 된 대표팀은 5일 일본, 9일 북한을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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