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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2월 3일] 정적도 포용하는 화합의 정치 보여줄 때
입력2009-02-02 17:25:13
수정
2009.02.02 17:25:13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일 만났다. 지난해 5월10일 단독회동을 끝으로 사실상 공개접촉이 없었던 만큼 두 사람의 만남은 무려 8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은 현 국정 최고책임자고 박 전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위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국민적 관심사였다.
그러나 두 사람 간 회동은 시작 전부터 삐걱거렸다. 우선 청와대의 초청 방식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국정 동반자' 운운하며 독대했던 이전과 달리 당 지도부와의 회동이라는 명분하에 박 전 대표를 중진 중 한 명으로 끼워 부른 것. 여기에다 사전에 박 전 대표의 일정을 확인하는 의전적 절차를 밟지도 않고 박 전 대표의 의원회관 방으로 딸랑 팩스 한 장만 보내고 말았다는 점이다.
이날 회동에서도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의중과 달리 국민 공감대 형성 없는 쟁점 법안 강행 처리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친박근혜계 중진의원들도 대거 당내 통합과 관련한 '쓴 소리'를 쏟아내면서 친이명박계-친박근혜계 간 냉기류만 가속화되는 분위기가 조장됐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결국 이날 오찬회동은 지난해 4월 실시된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드러난 갈등을 봉합하기는커녕 두 사람의 관계가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처럼 남남임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당내기반이 확고한 박 전 대표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경선에서 꺾고 그 여세를 몰아 대선에서 압승했다는 정치적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이후 행보는 이 대통령의 그것과 확연히 달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쟁자이자 정적이었던 힐러리를 내각 서열 1위인 국무장관에 앉히면서 중용하는 '포용의 정치'를 보여줬다. 반면 이 대통령은 '측근 챙기기'라는 질타를 받고 있어 대조적이다.
권력구조의 역학관계로 볼 때 이 대통령은 강자고 박 전 대표는 약자다. 약자가 앙탈을 부릴지라도 강자가 먼저 진정성을 보이며 손을 내밀어 약자를 수용하면 갈등의 골은 깊어질 수 없다.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갈 길 바쁜 이 대통이 하루 속히 박 전 대표를 포용하는 화합의 정치를 보여주면 좋겠다. 박 전 대표 끌어안기에 시간을 끌어봐야 대통령의 리더십이 결여됐다는 소리만 듣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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