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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5월 27일] 신뢰마저 잃어버린 목표주가

주식 시장이 다시금 요동치고 있다. 우리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던 남유럽발 소식에 국내 증시가 휘청거리고 지난 몇 년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북한 리스크도 예전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요즘처럼 오락가락하는 시장이 기업 애널리스트들에게는 특히나 달갑지 않을 듯싶다. 올해 들어 지속된 상승장 속에 올려놓은 목표주가가 최근 시장 하락세로 점점 현재주가와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특정 종목의 목표주가와 현재주가와의 차이(괴리율)는 지난 25일 종가 기준으로 38.84%까지 벌어졌다. 시장이 올 들어 최고치를 찍었던 당시(4월26일) 30.46%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시장 하락세로 목표주가와 현재주가의 차이가 8%포인트 넘게 더 벌어진 것이다. 주가는 계속 떨어지는데 목표주가는 요지부동이니 이 같은 수치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상승장 때는 재깍재깍 잘만 조절하던 목표주가를 왜 하락장 때는 그러지 못하느냐는 지적에 애널리스트들 역시 할 말이 많다.'갑'의 위치에 있는 기관들의 보유종목 주가를 내릴 수 없는 '을'의 위치에 있다는 게 애널리스트들 항변의 요체다. 또 해당 기업 역시 자신들의 주가를 함부로 깎아내리는 애널리스트들을 반겨주겠느냐는 울먹거림에도 일견 수긍이 간다. 그러나 이들의 항변과 반론에는 '애널리스트들이 무엇을 하는 집단인가'에 대한 본질적 질문이 빠져 있다. 이들은 본디 기업의 적정 '가치'가 얼마인지를 측정하는 집단이다. 하지만 이들은 언제인가부터 '가치'가 아닌 '가격'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담당 기업의 가격이 어느 정도 오르면 그 다음에 타격해야 할 가격을 찾는 데만 골몰할 뿐 과연 그 가격이 현재의 기업 가치에 합당한 수준인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제인가부터 시장에서 목표주가는 신뢰를 잃은 의미 없는 숫자 취급을 받고 있다. 항변과 반론을 먼저 내세우는 애널리스트들에게 '가치와 가격의 차이를 혼동하지 말라'고 말한 경륜 높은 한 센터장의 지적을 대신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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