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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지어놓고 그만인 공공도서관


"독자들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느냐고 물어볼 때마다 참 난감해요."

사석에서 만난 한 유명 소설가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한 권장도서를 물어볼 때마다 진땀이 난다고 한다. 사실 소설가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 아니라 집에서 가까운 공공도서관 사서에게 물어야 할 내용이다. 사서는 단순히 책을 정리하고 도서관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독자의 수준에 맞는 도서 선정, 올바른 독서 지도 등을 포함해 도서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전문가다.

공공도서관을 포함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은 전국적으로 1,800여개에 이른다. 도서관 정책의 큰 틀은 문화부가 잡고 세부 예산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현재 시스템으로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곳은 공공시설을 외부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지자체장이 보은 차원에서 시ㆍ구의회와 입을 맞춰 검증되지 않은 토호세력에 시설 운영권을 넘겨 얼마 못가 사고가 터지거나 문을 닫는 경우가 심심찮게 벌어진다. 제 잇속 차리기에 바빠 서비스 개선이나 인력 충원에는 관심이 부족하다는 게 이들의 공통점이다.

'책 읽는 뇌'의 저자 매리언 울프 미 터프츠대 교수에 따르면 도서관처럼 조용한 곳에서 독서에 몰입하는 동안 인간의 뇌는 상상할 때와 같은 뉴런이 작동한다. 창의력 개발과 독서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의미다. 게다가 독서는 걷기나 말하기처럼 타고나는 능력이 아니라 배워서 깨우치는 교육의 과정이라고 한다. 책 읽는 뇌는 개발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다.



창의력 개발에 도움이 되는 독서가 교육의 한 축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공공도서관에는 정규직 사서보다 자원봉사자나 아르바이트생이 더 많다. 올해 공공도서관 61개를 포함해 219개 도서관이 새로 문을 열지만 정규직 사서 충원계획은 166명에 불과하다. 이 숫자도 문화부 보고용 숫자일 뿐이라 실현이 될지는 연말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우는 아이 젖 먼저 준다'는 말이 있다. 공공서비스의 품질관리를 지자체장의 역량에 맡길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자녀들의 사교육비 부담에 부실해져만 가는 노후대책이 걱정인 부모들이라면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창의력 학습이 도서관의 중요한 기능으로 자리잡는다면 사교육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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