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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수 KTF 사장

해맑은 표정의 어린 아이가 환하게 웃는 화면 뒤로 앙증맞은 목소리의 `해브 어 굿 타임(Have a good time!)`이란 대사와 밝은 오렌지색 문구가 뒤따른다. 이어지는 KTF의 로고. 지난달부터 전파를 타고 있는 KTF의 굿타임 경영을 알리는 광고의 한 장면이다. 이 CF는 이동통신사 광고답지 않게 휴대폰 통화장면이 전혀 등장하지 않은 채 밝은 이미지를 강조할 뿐이다. 남중수(48) KTF 사장은 “고객 스스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KTF가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광고라고 설명했다. 다른 기업들처럼 고객을 위해 무엇인가 해주겠다는 전달형에서 벗어나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고객 스스로 직접 설계한 것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남 사장은 지난 7월 취임 6개월을 맞아 `굿타임 경영`을 선언하고 사내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전국 현장을 돌며 KTF가 고객과의 모든 접점인 제품ㆍ서비스, 유통점, 직원, 콜센터, 요금, 네트워크 등에서 고객 위주의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남 사장이 이처럼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이동통신 시장이 커다란 변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가입자가 3,300만명을 넘어서면서 전체 인구의 70% 가까이 이동전화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번호이동성 제도가 시행돼 고객이 사용하던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도 이통사를 바꿀 수 있게 된다. “가입자수를 중시하는 양적인 경쟁에서 서비스 수준을 따지는 품질경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KTF의 경우 임직원 상당수가 오랜 공기업 생활로 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하는 능력이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 사장 스스로 이런 점을 변화시키기 위해 굿타임 경영을 강조하고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9월부터 업계 최초로 고객센터를 24시간 가동하고 있습니다. KTF의 변화를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이해해주십시오.” KTF는 최근 30대 초반 이하의 젊은 직원들로만 구성된 굿타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젊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굿타임 경영을 통한 서비스 질 개선과 함께 남 사장은 깨끗하고 투명한 기업 이미지 정착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통신전문기업 KT그룹의 자회사라는 점을 강점으로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 지배구조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와 고객가치가 함께 상승한다는 설명이다. “투명한 지배구조가 통신서비스를 결합, 새로운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유통ㆍ금융ㆍ자동차 등 타 업종 기업과의 제휴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 각종 서비스가 융합되고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가 도래하면서 KTF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KT와의 협력을 통해 유ㆍ무선 복합상품 개발작업도 한창이다. 올 초 무선인터넷과 무선랜을 결합한 `네스팟 스윙` 상품을 공동으로 내놓은 데 이어 휴대인터넷, 위성 디지털미디어방송(DMB)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남 사장은 “아직까지 가시화할 단계는 아니지만 다양한 형태의 유ㆍ무선 복합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이동통신시장과 관련, 선발사업자의 입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큰 우려를 나타냈다. 남 사장은 “남 탓 하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성격이지만 최근의 통신정책은 유효경쟁체제 구축과 소비자 후생이란 측면에서 볼 때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이 60%를 넘어선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점차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남 사장은 “선후발사업자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은 주파수 특성상 후발사업자의 투자비 부담이 큰 반면 선발 사업자는 시장선점 효과를 더욱 강하게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접속료나 전파사용료 등을 단순한 논리만으로 적용해서는 안 되며 유효경쟁체제의 확립이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영국의 경우 정부기관이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보다폰과 BT-셀넷(현 O2)의 직접 판매를 한시적으로 제한할 정도로 시장에 적극 개입, 4개 사업자의 균형 발전을 이뤄냈다“며 정책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남 사장은 “기업의 3대 주인인 주주, 고객, 임직원 모두가 KTF라는 이름 만으로 투자하고 사용하고 입사하고 싶어하는 회사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며 “투명한 지배구조 아래 전문경영인으로 평가 받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 경영철학과 스타일 남중수 사장은 철저하게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자다. 지난 1월 KTF 사장에 취임한 뒤 3월 KT아이컴과 합병을 완료한 그는 지난 7월 `굿타임 경영`을 선언한 뒤 직접 모든 사업장을 돌고 있다. 외부고객과 내부고객(임직원)을 만나 현장에서 개선사항을 찾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남 사장은 스스로 “주어진 시간의 50% 이상을 현장에서 임직원과 고객을 만나는데 투자하겠다”며 올해말까지 전사업장 전임직원을 만나겠다고 약속한 뒤 이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또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이동통신업계에서 경쟁적 협력관계(coopetition) 구축을 강조하는 합리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 취임 직후 새로운 여건에 맞게 소모적인 경쟁일변도에서 협력을 기반으로 한 경쟁관계를 주장한 뒤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 연동,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 공동 상용화 등을 이끌어냈다. KT 재무실장으로 거대 공기업 KT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지난해 올해의 CFO로 뽑히기도 했던 남 사장은 선진 지배구조 구축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체 이사 9명 가운데 과반수인 5명을 사외 이사로 충원했다. KTF는 사외이사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이사회전담 지원부서를 신설하고 경영진의 성과를 평가하는 보상위원회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하기도 했다. ◇약력 ▲1955년 서울 출생 ▲1981년 체신부장관 비서관 ▲1993년 한국전기통신공사 경영기획실 경영계획국장 ▲1995년 한국전기통신공사 워싱턴사무소장 ▲1997년 한국전기통신공사 공정대책실장 겸 경영지원실장 ▲1998~2000년 SK텔레콤 비상임이사 ▲1999년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 겸임교수 ▲2000년 한국전기통신공사 IMT사업추진본부장 ▲2001년 한국전기통신공사 재무실장 전무이사 ▲2003년 KTF 대표이사 사장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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