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에 '이상 신호음'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 15개월만에 하락 반전경기선행지수도 두달째 마이너스 '경착륙' 우려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미국 경제에 '이상 신호음'이 감지되고 있다. 미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가 1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경기선행지수도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또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어 미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 같은 경기흐름을 반영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말에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이날 발표한 9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예상 밖으로 급락하며 마이너스 0.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3년 6월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월가 전문가들의 전망(1.43)에도 크게 못 미친다. 8월은 18.5였다. 세부적으로 신규 주문은 전달 15.7에서 1.3으로 떨어졌으며 출하지수도 22.3에서 6.8로 크게 낮아졌다.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가 '0'보다 높으면 제조업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응답이 많고 '0'보다 낮으면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업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함께 발표된 민간 경제연구 그룹인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도 8월에 0.2% 하락했다. 지난 5개월 동안 4번 떨어졌으며 7월(마이너스 0.2%)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경기선행지수는 3~6개월 후의 경기 예상치여서 연말까지 미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는 셈이다.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항목 가운데 주가, 통화량, 소비재 주문 등 3개 항목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을 뿐 나머지 7개 항목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주택경기와 소비가 미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심리와 건축허가, 공장 가동시간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컨퍼런스보드의 켄 골드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휘발유 값 하락으로 주택경기의 급격한 위축세가 상쇄되겠지만 성장세는 겨울까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지표도 좋지 않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1~16일 사이에 신청한 신규 실업보험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7,000건이 증가한 31만8,000건을 기록했다. 월가 전망치인 31만2,000건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들 경제지표 발표로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이 올해 말 FRB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처음 반영하기 시작했다. 경제전문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12월 금리가 현 5.25%에서 5%로 하락할 확률을 처음으로 7% 반영했다. 10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100%였다. 경제 이상 신호음으로 뉴욕 주식시장은 이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79.96포인트(0.69%) 내린 1만1,533.23으로 내려앉았으며 나스닥지수도 15.14포인트(0.67%) 떨어진 2,237.75를 기록했다. 베어스턴스의 프란코스 트라핸 수석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FRB보다 경기에 대한 우려를 갖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물론 아직 경기 경착륙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한 지역의 제조업 경기나 일부 경제지표로 전체의 윤곽을 그리는 것은 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지표가 발표되는 미국의 현실과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RBS그리니치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변동성이 크다"며 추가적인 경제지표의 확인을 주문했다. 입력시간 : 2006/09/22 17:16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