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수질기준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

국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수돗물의 수질기준이 대폭 강화된다.환경부는 9일 선진국 수준의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수돗물에 대한국민의 불신감을 해소하기 위해 연내에 수돗물의 수질검사 기준을 기존 47개 항목에서 56개로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수돗물의 수질기준 항목은 모두 121개이며 나라별로는 미국이 87개, 영국 56개, 독일 49개, 일본 46개 등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 수돗물 수질기준 강화는 국민들과 학계의 관심이 높은 미생물과 소독부산물, 농약 등 독성물질의 관리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환경부는 우선 그동안 규정에 없던 분원성(糞源性) 오염의 지표 미생물인 분원성 대장균군과 대장균의 검출 기준을 `불검출/100㎖'로 신설하는 등 수돗물내 미생물의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기로 했다.

또 대장균군의 기준을 현행 `불검출/50㎖'에서 `불검출/100㎖'로 강화하되 대장균군이 물속에서만 사는 것은 아닌 만큼 수도꼭지 수질검사용 시료의 5%까지는 검출을 허용하는 등 탄력적인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생물의 분석방법이 지금은 시험관법으로 제한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결과가 빠르게 나오는 막여과법과 효소발색법을 포함시켜 문제발생시 신속한 대처가이뤄지도록 한다는게 환경부의 방침이다.

소독제의 과대투입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잔류염소의 상한기준도 미국과같은 수준인 `4㎎/ℓ'으로 신설된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소독과정에서 염소가 유기물질과 반응해 생성되는 물질중국내에서 비교적 검출빈도가 높은 `클로랄하이드레이트' 등 4종에 대해서도 기준을새롭게 만들기로 했다.

환경부는 이와 함께 농약 등 독성물질의 관리강화를 위해 `디브로모에틸렌' 등농약류 2종과 다환방향족 탄화수소류인 벤조(a)피렌의 기준을 신설하고 카드뮴의 기준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그러나 기존의 수질기준 가운데 지난 1991년 이후 정량한계 이상으로검출된 적이 없는 말라티온은 기준에서 삭제키로 했다.

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이달중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뒤 수돗물 수질기준 개정안을 확정하고 연내에 `먹는물 수질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 1963년 대장균군과 관련된 수질기준(1914년의 미국기준과동일)이 설정된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수돗물 관리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