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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문턱 한국 '공정무역' 선 후진국"

[화제의 책] 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 (박창순ㆍ육정희 지음, 시대의 창 펴냄)


고급 원두커피 한잔이 청담동 한 카페에서 1만5,000원에 판매될 때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에는 얼마의 돈이 지불될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커피값의 1%에도 못 미치는 돈이 에티오피아 농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거대 자본으로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커피 무역상들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오늘날 현실이다. 한 지역에서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를 다른 곳으로 옮겨와 부가가치를 높이는 무역은 당초 취지와 달리 점점 더 불공정한 양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자본의 논리로 무장한 상인들은 아프리카 등 제3세계의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며 제 배만 불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육방송(EBS)에서 30여년간 TV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저자는 2006년 1월부터 12월까지 자신의 부인과 함께 10여개국을 직접 취재해 세계 각국의 공정무역의 현황과 실태를 점검해 책으로 엮었다. 발로 뛰며 현장을 찾은 덕분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저자는 "우리가 구매하는 제3세계 제품의 거의 전부는 그 생산비의 최저비용 조차 생산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며 "생산자들은 때로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중노동에 시달리고 아동들의 노동까지 착취당하면서도 인간이 누려야 하는 최소한의 기본적 혜택도 누리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이유로 별로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두 단어 '공정'과 '무역'이 조합된 '공정무역'을 무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다. 극도로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뚫고 보다 인간다움을 드러내는 새로운 무역방식을 말하는 '공정무역'은 유럽ㆍ미국ㆍ일본 등 선진국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저자는 공정무역에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는 국가는 영국이라고 설명한다. 영국의 경우 공정무역 소비국으로서 정부, 지방자치단체, 교회와 학교 등 온 나라가 성심껏 나서고 있다는 것. 코업ㆍ테스코ㆍ막스 앤 스펜서 등과 같은 대규모 유통업체에서도 공정무역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일본도 오랫동안 공정무역과 관련된 활동들이 있어 왔다. 실제 일본의 공정무역 회사인 '네팔리 바자로'가 공정무역을 통해 네팔에 지원하는 금액은 일본 전체가 네팔에 지원하는 금액 중 6%에 해당할 정도다. 이 외에도 벨기에ㆍ프랑스ㆍ스위스ㆍ네덜란드 등의 공정무역 현황도 책 속에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반면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있는 한국은 공정무역 후진국이라 할 수 있다. 고속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약자를 배려하는 여유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장하준 교수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아직 가난하고 피해 받는 나라라고 생각하며 항상 선진국만 바라본다. 후진국은 우리의 가난했던 시절을 떠올리기 때문에 돌아보려 하지 않는다. 한국이 국력에 비해 국제무대에서 제 역할을 못해 안타깝다." 저자는 공정무역 활동은 국제적인 빈곤문제, 생태문제, 환경문제 등 작은 것부터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활동이라고 말하며 글을 맺는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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