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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6월11일] <1419> 야스쿠니 신사

6,271명. 태평양전쟁에서 비행기와 인간어뢰를 몰고 미국 군함에 몸을 내던진 일본 가미카제 특공대원 전사자 수다. 기준에 따라 1만4,009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괌과 사이판ㆍ오키나와ㆍ유황도 등에서 항복 대신 옥쇄(玉碎)를 택한 군인과 시민들을 합치면 그 숫자는 수십만으로 불어난다. 미군을 전율하게 만든 일본인들의 광기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날조와 발명에서 시작됐다. 쇼군 등 권력자에게 밀려 1,000년 가까이 잊혀졌던 존재였던 국왕(천황)을 신격화해 살아 있는 현인신(現人神)으로 받들고 전통신앙인 ‘신토(神道)’를 끄집어내 다른 나라와 차별되는 일본의 정체성으로 삼았다. 국가 이데올로기로서 신토를 통한 ‘일본 만들기’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첫 작업은 신기관(神祈官) 설치령. 1868년 6월11일 공표된 이 법령를 기초로 일본은 국민들에게 신토를 강요하고 전국 곳곳에 국왕을 위해 죽은 병사의 혼령을 위로하는 초혼사를 세웠다. 국왕이 하사한 1만섬의 봉토로 건립된 도쿄초혼사가 바로 야스쿠니(靖國) 신사의 전신이다. 종전 후 연합국 최고사령부(GHQ)가 효율적인 일본 점령과 통치를 위해 가장 먼저 단행한 것도 국가신토의 성격 규정과 종교와 정치 분리, 국왕의 ‘인간선언’이었을 만큼 신토는 군국주의적이고 과격한 성향을 배양시켰다. 침략자 일본의 정신적 자양분인 국가신토는 이제 사라졌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주변국들의 항의에도 해마다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이 군국주의 이데올로기와 침략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대놓고 참배한다. ‘만들어진 전통’을 어떻게든 되살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일부 기독교도들에게 국조인 단군상의 목마저 잘려나가는 한국과는 정반대다. 두 나라의 차이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미래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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