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일 우리 경제에 대해 “건설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개선세는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건설투자 위축을 건설업 부진으로 수정하고 수출 증가세 둔화라는 표현이 삭제된 게 특징이다. 종합적인 경기 판단은 ‘완만한 개선세가 유지된다’면서 경기 회복의 지속성에 방점을 찍었다.
KDI는 이날 공개한 경제동향 12월호에서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으나 소비는 금리인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가운데 정부 지원 정책도 지속되며 개선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이어 “서비스업 생산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전산업생산의 완만한 증가세를 견인한 데다 소비와 밀접한 부문의 고용도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보다 늦은 추석 효과를 보정하기 위해 9~10월 평균 소매판매액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3%의 완만한 증가세가 나타났다. 9~10월 평균 설비투자 역시 자동차(14.8%)와 기타운송장비(34.8%)가 급증했다.
그간 우리 경제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꼽았던 건설경기는 선행지표인 건축수주의 개선세에도 수주가 착공으로 원활하게 연결되지 못하고 공사 기간도 확대되면서 건설투자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봤다. 9~10월 평균 건설기성은 -14.2%로 6~8월 평균(-14.4%)과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11월 건설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도 53으로 장기평균(65)을 크게 밑돌았다.
수출의 경우 반도체 수출이 양호한 흐름이나 가격 급등에 일부 기인한 것으로 물량 기준으로는 높았던 증가세가 점차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반도체의 일평균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44.7% 증가한 바 있다. 반도체·자동차를 제외한 일평균 수출액(3개월 이동평균)은 9월 -5.1%에서 11월 0.1%로 반등하는 듯 했지만 지난해 11월 기상 악화로 선적 지연이 발생한 데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KDI의 한 관계자는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체결됐으나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적법성 판결이 남아 있는 등 통상환경의 불확싱성은 지속되고 있다”며 결코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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