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에 살아남는 것은 연비 좋은 차.’ 수입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요즘 쾌재를 부르고 있다. 경유 값이 휘발유와 같은 수준으로 올라 대부분 차량에 디젤 라인을 갖고 있는 이 회사로서는 울상을 지어야 할 텐데 판매 동향은 오히려 기름 값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탓이다. 6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 디젤 모델은 경유 값 급등으로 디젤 차량에 대한 메리트가 없어졌음에도 지난 5월 국내 판매량은 전달(270대)보다 도리어 늘어난 281대를 기록했다. 정상적인 소비 패턴을 감안한다면 구매가 줄었어야 함에도 이처럼 증가세를 유지한 것은 월등한 연비에 있다. 이 회사 차량 중 한달 동안 66대로 가장 많이 팔린 골프2.0 TDI(사진)는 연비가 15.7㎞/l에 달해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디젤 수입차 중 유일한 연비 1등급 모델. 적어도 수입차를 사는 사람들은 당장의 휘발유와 경유 값 동향보다는 연비를 가장 크게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유가가 올랐지만 폭스바겐 디젤 차량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TDI 엔진의 우수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폭스바겐의 최신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 수준의 부드러움을 갖춤과 동시에 연료 효율성 면에서는 훨씬 뛰어난 연비를 자랑하기 때문에 계속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폭스바겐은 이 여세를 몰아 이달부터는 2,000㏄급 중형 세단 중 유일하게 연비 1등급을 획득한 파사트 2.0 TDI 모델을 출시해 디젤 모델의 판매량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파사트 2.0 TDI는 차세대 엔진제어 시스템을 적용해 15.1㎞/l의 연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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