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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잊고 '구슬땀'

조선·가전업계 "주문밀려 요즘이 더 바빠요"<br>대우조선등 공기 맞추려…쪽빛 바다도 '그림의 떡'<br>에어컨 생산현장 풀가동…삼성·LG전자 연장근무도

“휴가요. 생각도 못합니다. 주문이 밀려 연장 가동을 해야 할 지경입니다.” 한낮의 온도가 35도까지 치솟은 7일 거제 옥포만 대우조선해양. 습한 바닷바람과 더위에 숨이 막히지만 공기를 맞추려는 직원들의 마음은 바쁘기만 하다. 하계휴가도 반납한 상황이다. 얼음조끼를 입고 연신 얼음물을 마시지만 현장의 체감온도는 50도를 훌쩍 넘는다. “왜 우리만 휴가를 못 가냐고 성화인 아이들을 보면 미안하죠. 그래도 남들은 불황이라는데 이렇게 바쁜게 좋은 거 아닙니까”라고 말하는 이 회사 직원들의 얼굴은 이미 더위를 잊은 지 오래다. 여름을 가장 먼저 잊은 곳은 전자업체 에어컨 생산라인. 통상 여름의 끝자락에 접어드는 8월부터는 에어컨 판매가 줄어들며 공장이 휴지기에 들어가지만 올해는 끝까지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에 생산현장이 풀가동되고 있다. LG전자 창원 공장의 경우 공식 하계휴가는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됐지만 생산근로자들이 전원 출근했다. 5일부터는 벽걸이형 에어컨 등 인기품목의 경우는 생산라인을 하루 2시간씩(저녁 8~9시) 연장 가동하고 있다. 에어컨 검사라인에 근무하는 백진아씨는 “연장근무해서 수당 받아 나중에 더 좋은 곳으로 휴가 가면 되죠”라며 활짝 웃는다. 창원공장은 현재 10초마다 1대꼴로 에어컨이 생산되고 있지만 주문량을 채우기도 빠듯할 정도이다. 삼성전자 광주공장의 에어컨 생산라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백색가전부문이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휴무에 들어갔지만 에어컨 생산라인만은 휴가를 8월 중순이후로 미룬채 가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역시 다음주부터 에어컨생산라인을 연장가동 할 예정이다. 예년의 경우 7월까지 생산한 제고로 8월을 버텼지만 올해는 재고가 아예 바닥난 상황이다. 가전부품 업계도 휴가철을 잊은 채 쾌재를 부르고 있다. LS전선은 지난 4월부터 부품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하며 리드프레임과 커넥터 등을 생산하는 안양사업장의 경우 150명의 직원이 아예 휴가기간을 잡지도 못했다. LS전선 관계자는 “생산직근로자들도 휴가보다는 공장이 잘 돌아가 수당을 받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은 수출증가와 신차효과에 여름을 잊고 지낸다. 지난 5월 선보인 그랜저TG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냉연강판 패널을 운반하는 무인자동운반차량(AGV)가 쉴새가 없다. 20년 넘게 아산공장에 근무했다는 한 직원은 “평일잔업에, 주말 철야특근에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는 판인데 휴가를 어떻게 가냐”고 되묻는다. 아산공장 근로자들은 지난 7월에도 주말을 반납한 채 철야특근을 했다. 바캉스 1순위인 바닷가에서 일하는 조선업체.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9일까지 하계휴가이지만 정비보수를 담당하는 삼성중공업 직원들에게는 남해안 쪽빛 바다는 그림의 떡이다. 선박 수주량이 넘쳐 보수 작업을 할 겨를이 없었던 만큼 10일단의 휴가시즌이 알토란 같은 정비보수기간이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3,000톤과 3,600톤급 대형크레인 2기를 동원해 6,000여 톤에 이르는 제3도크의 도크 게이트(물막이 수문)를 통째로 육상으로 옮겨 누수방지 공사를 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주 공기 맞추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여름 휴가시즌이 아니면 정기보수를 할 시간이 없다”며 “가족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올해도 가을에 단풍놀이나 가야겠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디지털TV 시장이 호황을 맞으며 관련 부품 공장들도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패널)과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ㆍ이하 LCD) 생산라인은 여름 휴가철이지만 생산량을 더 늘리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삼성전자 탕정 LCD공장 관계자는 “LCD생산라인은 공장을 껐다가 켤 경우 생길 수 있는 불량문제 등으로 인해 1년 내내 휴무가 없긴 하지만 올 들어선 휴가철에도 수요가 몰리며 평소 근무형태인 4조3교대로 공장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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