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골드만삭스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헤지펀드 708개의 평균 수익률은 4%에 그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 20%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S&P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린 곳은 5% 미만이었고, 조사 대상의 25%는 오히려 손실을 봤다. 이들 헤지펀드는 지난해에도 8%의 수익률을 내는데 그치며 16%의 상승률을 보인 S&P 500지수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초라한 실적은 '고수익ㆍ고위험' 투자를 선호하는 성향답게 올해도 신흥 증시, 금 등 원자재 시장에 들어갔다가 대거 손실을 본 탓이다. 주가 급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에 베팅한 것도 저조한 수익률을 이끌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매도가 집중된 10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33%에 달했다. 그만큼 헤지펀드들도 막대한 손실을 입은 셈이다.
월가 헤지펀드들이 비싼 수수료에도 명성에 걸맞지 않는 수익률을 올리자 투자가들도 떠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들은 '2-20'(운용수수료 2%, 성과보수 20%)라는 업계 표준을 무시하고 수수료 깎아주기에 여념이 없는 실정이다. 심지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수수료를 돌려주거나 성과 보수를 받지 않지 않겠다는 헤지펀드도 속속 나오고 있다.
게다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미국 금융당국도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불리는 스티븐 코언 SAC캐피탈 창립자가 내부자거래 혐의로 월가에서 영구 퇴출될 위기에 몰린 게 단적인 사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