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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재조명 필요한 화석에너지

이정동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


최근 에너지 산업·학계의 화두는 단연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안은 지난 2008년의 1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대폭 수정된 혁신적인 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1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해결하지 못한 전력 수요관리 문제를 에너지 정책 거버넌스 변화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 것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원전 증설 어려워 화석연료 역할 커져

우리나라는 고유가와 함께 필요 이상으로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한 전력 수급위기를 지속적으로 겪어왔으며 또한 후쿠시마 원전사태와 한수원 원전비리 등으로 인해 원전의 사회적 수용성이 눈에 띄게 낮아진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전력수급 문제는 공급 확충으로만 해결될 수 없는 것이며 그렇기에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 거버넌스 변화 천명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본다.

정부의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에너지 가격 정상화 방침이다. 이는 개별적으로 결정되는 에너지원별 가격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상대적 가격을 고려할 수 있게 조정하겠다는 것인데 급속히 증가한 전력 수요를 다른 에너지원 수요로 분산하는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본다.

대상이 되는 주요 에너지원은 크게 전력·유류·가스로 볼 수 있겠는데 전력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의 요금이 문제가 되는 반면 유류는 과도한 과세 수준과 복잡한 세금체계로 인한 세입·세출의 혼란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가스의 경우에도 과세 수준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러한 문제를 개별에너지 가격체계 개편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대단히 번거롭고 비효율적이기도 하거니와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도 늦다. 따라서 에너지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에너지원 간 상대가격 조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자 하는 방침을 정한 것은 혁신적이고 합리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부의 시도에 덧붙여 기존 화석연료의 역할 재조명이 더욱 필요함을 역설하고 싶다. 1차 에너지기본계획의 탈석유화 기조는 급격한 전력 사용 증대를 가져왔고 전체 발전의 절반 가까이 화석연료 발전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는 결국 화석연료의 불필요한 낭비를 초래했으며 경제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더 큰 피해를 가져왔다. 이제는 현실적으로 화석연료를 다시 들여다볼 때다.



효율적 에너지 사용 유도방안 마련을

원전 비중확대가 불투명해지고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한동안은 화석연료의 활용성을 극대화해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석유 등 화석연료의 수급안정성과 경제성 전망은 밝은데 이는 최근 셰일가스와 타이트오일 등 새로운 화석연료 개발이 확대돼 공급이 증대되고 있고 이것이 가격 하락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한다.

화석연료의 역할 제고는 우리나라 에너지 시장 정상화와 에너지 사용 효율화를 위해 필수적인 단계이다.

향후 도래할 그린에너지 시대를 더욱 안정적으로 맞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가교적 에너지(bridge energy)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앞으로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장에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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