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를 맞은 설렘만큼이나 금융계에는 눈앞에 닥친 도전과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미 저금리의 장기화, 경기침체 등으로 지난해 실적은 크게 악화돼 있다. 더구나 올해는 유동성 회수를 의미하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고 안으로는 소비자 보호와 건전성 규제의 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여전히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청마의 해인 갑오년을 맞아 말띠 최고경영자(CEO)들의 포부는 크다. 말의 기운을 받아 어려움을 헤쳐나가겠다는 다부진 포부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장 중에서는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겸 전북은행장이 대표적인 말띠 CEO다. 지난해 7월 JB금융지주의 성공적인 출범을 주도한 김 회장은 '작지만 강한 은행'을 모토로 수도권 시장 공략과 다이렉트 예금 도입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전북은행은 지난해 말 수신액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새해에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중소기업 중심의 소매전문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이명재 알리안츠생명 사장, 김태오 하나생명 사장이 말띠 CEO다.
차 사장은 지난해 사명을 바꾸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친 차 사장은 확고부동한 생보업계 2위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새해 자신의 주특기인 영업에 전력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노조에 희망퇴직을 제안했다. 실적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조치다. 이 사장은 비용절감을 끝낸 후 회사의 장기비전인 외국계 보험사 1위 등극에 나설 계획이다. 새해에는 '연금보험이 강한 회사'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과 상품을 준비하고 있어 보험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사장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2014년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그는 올해 흑자기조 정착에 전력을 다하는 동시에 희망퇴직으로 흐트러진 조직문화 다잡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신금융 전문업계에서는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이 말띠 CEO로 꼽힌다.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한 박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특히 롯데그룹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계열사와의 공동 마케팅과 현장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김석 삼성증권 사장, 이태재 NH-CA자산운용 대표,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대표가 말띠 CEO로 분류된다.
2년 넘게 삼성증권을 이끌고 있는 김 사장은 올해를 '고객 중심 경영체계 확립의 해'로 선포하고 지난해 말 CEO 직속의 '고객지원실'을 신설했다. 김 사장은 "회사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근원인 고객과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을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대표는 올해를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헤지펀드의 매크로 전략을 사용하는 '글로벌 매크로 펀드'를 출시했고 NH농협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함에 따라 펀드 판매망이 확대돼 올해 비약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이 대표는 "고객 중심의 상품개발과 운용전략을 실천해 더 나은 수익률로 더욱 사랑 받는 자산운용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나타냈다. 임 대표는 올해 '종합자산관리 명가 재현'을 목표로 잡았다. 다양한 상품개발과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고객의 자산증식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청마년의 정기가 고객 모두와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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