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브랜드가 붙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내년 글로벌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AP는 휴대폰 CPU로 불리는 핵심 제품으로 현재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일 LG전자에 따르면 연구개발(R&D) 인력 600명이 참여하는 AP 개발 작업이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중 자체 AP 개발을 완료해 TSMC에 의뢰한 뒤 28나노를 적용해 AP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자체 AP 개발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르면 내년에 'LG AP'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자체 개발 중인 AP가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TSMC와 삼성전자 등에 생산 의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28나노를 적용할 수 있는 TSMC가 가장 유력한 외부 생산 업체인 만큼 개발이 완료되면 TSMC에 의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며 "물량 조절이 안될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의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가 AP개발에 이처럼 R&D 인력을 집중 배치한 배경으로는 자체 개발한 AP를 스마트폰에 장착할 경우 LG전자만의 스마트폰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현재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으로부터 AP를 들여와 스마트폰에 장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생산된 AP를 사들여서 스마트폰에 장착하면 LG전자만의 차별화된 스마트폰 구현이 어려운 만큼 AP부터 자체 개발해 차별화된 스마트폰을 개발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부에서 개발한 AP를 들여오게 되면 이를 동일하게 적용한 경쟁 스마트폰 업체와의 비교할 때 디스플레이와 디자인에서만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더욱이 자체 AP를 장착할 경우 운영체계(OS) 업그레이드도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외부 AP를 사용하게 되면 AP설계사의 업그레이드 결정 시점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자체 개발할 경우 언제든지 LG전자의 단독 결정으로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또 다른 LG전자 관계자는 "AP 개발을 위해 당초 1,000명의 R&D 인력을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R&D 인력 수급문제가 원활하지 않다"며 "현재 R&D 인력은 600여명선으로 이르면 내년에 자체 설계한 AP를 반도체 생산 설비를 보유한 회사에 생산 의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ARM사와 반도체 IP 사용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AP 자체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또한 LG전자는 지난 4월에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LG전자 제품에 장착할 AP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비용과 경쟁력을 갖추는 시점에서 자체 AP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내부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스마트TV용 AP는 자체 개발해 사용 중인 만큼 스마트폰용 AP 개발 역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LG전자 스마트폰의 붐도 AP 자체 개발 시점과 맞물려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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